묘하게 기분이 나쁘네

AM 9:30-11:30

by Natasha

친절을 가장한 무례함, 제안처럼 말하지만 지시, 그래놓고 내 선택인양 반대하고 무시. 모든 결정은 자신에게 있다고 설명을 늘여놓지만 정작 핵심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딴소리, 일은 내가 하는데 매번 대답만 나서고, 본인이 컨트롤하고 있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님. 그래, 나 편하라고 본인이 총대 메나보다, 내게 참 이리도 설명해주고 싶을까, 이랬다 저랬다 지도 확신이 없겠지, 하면서도 묘하게 기분이 나쁜 건 뭘까.


팀 내 RnR이 불명확하고(아니 내 직무로 채용했고 그 경력으로 뽑아놓고선, 내부적으로 해당 직무자를 처음 뽑아 이것저것 다 시킴), 직책자는 이 직무에 대한 이해도 없으며(스스로 잘 모르니 알아서 하고 싶은 거 하라는 말뿐, 그러면서 또 위에서 시키는 그 모든 것을 거르지 않고 내리 시킴), 팀원은 그동안 떠맡았던 일을 내게 나누고 본인 업무에 집중하겠다지만 곰이 부린 재주의 공이 원래 자기 거였고 지금도 자신이 관리하며 아주 날 가르치려 드니 이렇게 마음에 안 가는 것도 당연하지 싶다.


팀워크가 좋으면 회사가 그지 같고 회사가 괜찮으면 팀워크가 별로라던데, 여긴 어디쯤에 해당하는 걸까. 또라이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르면, 여기서의 또라이는 누굴까. 혹시 나인가. 전 직장 동료이자 내 영혼의 치료자인 지인들이 이 험난하고도 칼바람 부는 취업 시장이지만, 부디 나의 퇴사와 이직을 바라주니 한편으론 지지자를 얻은 듯 해 다행이다 싶다. 물론 투덜투덜 짜증이 솟구치다가도 점심시간이 끝나면 후다닥 사무실로 돌아오고, 퇴근을 기다리면서도 끊임없이 업무를 하고, 퇴근하고 집에 달려가면서 일 생각 1도 안 하겠다고 해놓도 회사 기사를 검색하고, 아침마다 휴가 쓸까 고민하지만 결국 출근하는 걸.


그럼에도 이 묘하게 기분 나쁜 것은 감춰지지가 않네. 저 얼굴들을 마주하며 밥 먹기가 싫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밥 먹는 모습이 꼴 보기 싫으면 헤어지는 거라던데. 무조건 맛있는 걸로 먹어야지. 그나저나 이 동네는 왜 이렇게 밥값이 비싸지? 이 월급이라도 받음에 감사해야지만, 이런 환경에 이 돈으로 버티라고 하니 더 열받네. 아니 아니, 침착해. 그냥 좀 머리를 비우고 일하자고. 우선, 밥부터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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