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직장인의 월급관리

매일매일 짧은 글 - 8일 차

by Natasha

여러분은 월급 관리를 어떻게 하세요?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울 정도의 규모도 아니라서,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대출금과 적금, 공과금과 교통비와 통신비, 보험비, 멤버십 구독료만으로도 계산이 나오죠. 사실 여기에 식비와 커피 값, 어쩜 한 번에 똑떨어지는 화장품과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 철마다는 못 사더라도 가끔 지출하는 의류나 가방 구입비도 있네요. 아, 헤어숍과 파부과도 가고 있는데, 이건 열외로 할게요.


월급날 알림이 뜨면 금세 줄어버릴 통장잔고의 숫자를 확인하려 은행앱을 켭니다. 정말 작년 12월 월급에서 얼마가 오른 건지 1도 모르겠어요. 아마 떼가는 세금이 늘어서일까요? 그나마 2월엔 연말정산한 것이 추가가 되었는데, 이번 달부턴 오롯이 월급이다 보니 정신 차리게 되네요. (연말정산 때 토해내지 않은 것이 정말 감사하죠.)


요즘 사회초년생 분들은 첫 월급부터 자산관리 컨설팅을 받으며 경제관념을 확실히 갖고 있다는데, 전 그저 적금과 예금만 알던 시절의 부모님 밑에서 자라(게다 주식으로 집안이 휘청였어서 투자도 안 함) 성실히 월급만 모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월급이 오르는 것보다, 물가와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게 문제죠. 성실한 부모님은 집을 사고 아이들을 키우고 노후를 준비하셨지만, 배부르고 등따시게 살았던 제가 어른이 되어 제 삶을 살아야 할 때가 오니, 엄마 아빠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제 그분들 세대의 문법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요.


‘주식으로 월급만큼 벌었다, 코인으로 크게 벌어 나왔다, 이젠 ETF인 거 모르냐 ‘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 왜 학창 시절에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지 않았나 반성을 합니다. 돈이 돈을 부른다고, 일찍이 집을 산 지인의 아파트 값이 이젠 대출을 아무리 끌어와도 엄두도 못 낼 궁궐이 되었더라고요. 그가 그것을 팔아 집을 키우고 또 그것을 팔아 좋은 위치와 인프라의 집으로 이사하는 동안 월급을 쪼개고 쪼개 그나마 이율이 좋은 적금 상품을 찾아 매월 납입하며 살고 있는 저 같은 사람도 있는 거죠.


직장인들의 가정법, 만약 로또 1등이 된다면? 당장 일을 때려치운다 vs 용돈벌이 겸 설렁설렁 회사에 다닌다, 라는데 전 무조건 은퇴예요. 직장생활에서 설렁설렁이 어딨나요. 모든 게 스트레스일 뿐인걸요. 물론 로또 1등은 꿈이겠지만, 그런 꿈이라도 꿀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에 감사해야죠. 매일매일 짧은 글, 8일 차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의 유체이탈 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