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짧은 글- 9일 차
오늘은 분명 다른 날보다 일찍 집에서 출발한 것 같은데 버스며 지하철에 사람이 가득했어요. 조금만 늦어도 출근 피크타임이라 일부러 출근시간도 30분이나 앞당겼는데 말이죠. 덕분에 오늘 아침은 사람 산에 가로막혀 한강을 보지 못했네요.
사무실에 도착해 팀원들과 잠깐 티타임을 하며 서로의 업무와 상황을 나눴어요. 조직개편을 하고 팀 구성이 조정되면서 인원 감축이 있었거든요. 사실 무엇보다도 팀 리더의 독단과 불신으로 모두가 탈출각이긴 해요. 한 달 만에 세 명이나 나갔으니까요. 누가 먼저 이곳에서 벗어나는지 눈치게임 중인데, 다행히 세 명이 타 부서로 가게 되어서 축하했어요. 모두가 기뻐하며 서로의 앞날을 응원하지만 또 가슴 한편은 슬프고 아쉽고 그러네요. 하지만 당장 부서 이동을 하거나 퇴사를 할 수 없기에 남아 있는 팀원들끼리 으쌰으쌰 힘을 내어 봅니다. 어차피 회사에서는 일을 하면 되는 거니까요.
지인이 어느 채용 공고 링크를 보내줬어요. 이전에 일하던 분야에 지금 일하고 있는 직무였어요. 이번 달까지 마감이라 당장 오늘이라도 경력과 자기소개서를 정리해 올리라고 절 독려했죠. 전 정말 은퇴가 꿈이었지, 이직은 생각이 없었거든요. 평생 적성에도 안 맞는 이 일을 지금까지 해 온 것도 지긋지긋하고, '거기가 거기다' 회사는 다 똑같잖아요. 근데 요즘 같아서는 단 1년만 일한다면, 이직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다시 '열정, 열정, 열정!'으로 일 할 자신은 없지만, 또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것도 싫지만 그래도 지금보단 낫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음 짧은 글은 이력서를 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나태함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리고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할 수 있을지, 응원해 주세요. 매일매일 짧은 글, 9일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