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당근이세요?

표명희. 20250903

by 대통령의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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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아내가 빌린 책인데 짧은 듯하여 내가 먼저 읽게 되었다.

손쉽게 읽힐 줄 알았던 터라 부담 없이 시작하였는데 사실 처음엔 조금 지루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2002년 월드컵 때의 일이라 진부하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3개의 단편과 1편의 중편소설이 담겨있는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었다. 물론 글을 다 읽고 난 뒤 작가의 말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끝나고 나니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것 같다.

딸꾹질

이상한 나라의 하루:당근이세요?

오월의 생일케이크

개를 보내다

이렇게 4개의 소설인데 각 이야기별로 아쉬움들이 있었다. 딸꾹질은 결말이 나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술을 먹게 된 9살 꼬마아이의 이야기가 초등교사인 나에겐 하나의 추억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치부되지 않고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뒷이야기가 더 이어져야 할 것 같은데 중간에 마무리되는 듯한 이야기가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의 직업병이 드러날 만큼 이야기가 집중되었고 사실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 되고 결말이 나지 않았다는 느낌은 더 읽고 싶다는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아쉬움은 그만큼 즐거웠다는 것이 되려나...? 당근이세요 이야기도 굉장히 차분하고 발단, 전개, 그리고 결말로 이어진 느낌이라 아쉬웠는데 '소설가 구보의 일일'이라는 소설에 비한다고 작가님이 이야기하시니 또한 일상의 감정들과 관찰내용들이 다시 느껴졌다. 오월의 생일케이크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며 요즘 역사와 정치에 관심이 생긴 나에게 오묘한 자극이 되었다. 마지막 개를 보내다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쉽다고 느꼈던 나의 생각이 굉장히 많이 전환되었다. 울컥하는 나를 바라보며 작가님의 문장필력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흐름이 결국 절정을 포함시켰구나라는 생각이 가지게 만들었다. 심지어 나는 동물을, 특히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더더욱 좋아하지도, 키울 생각도 없는데 말이다. 그만큼 인물에 감정이입을 한 탓일 테다. ISFJ로서 말이다.

청소년 소설이니 중고등학생이 읽기 편안하고 공감할만한 내용의 책인 것 같다. 독서를 많이 하지 않았던 나에게도 적절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물론 작가를 꿈꾸는 나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다거나 소장욕을 불러일으킨 만큼의 감동이 있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마치 일기나 수필을 읽듯이 차분하게 쉬는 시간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내가 이런 평가를 할 자격도 없지만 이 또한 비평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권리라고 생각하며 나의 다음 독서감상문을 벌써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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