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깨달음(20250916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성실함

by 대통령의스승

어제 "뇽쌤"의 브런치스토리를 읽게 된 후 내가 느낀 감정은 깨달음보다는 사실 충격에 가까웠다. 작가님의 직업이 나와 같은 직업이라 느끼는 감정과 고민들, 그리고 지향하는 점들과 심지어 최근에 읽은 책 한 권에 대한 감상까지! 다양한 충격들이 나에게 다가왔는데 내가 가진 특별함이 무뎌지는 기분이라 아쉬움이 묻어났고 열심히 살아가는 부지런함이 불안과 긴장의 결과라는 점이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리고 동의할 수밖에 없는 나의 현실적 자각이 오늘의 글을 쓰게 만들었다. 혼란스러운 이 감정을 표출할 곳이 지금은 이곳 밖에 없는 듯하다.

허무하면서도 속이 시원하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허무함으로 인한 허탈감이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답답하고 혼란했던 가슴 한 구석이 시원해지는 대리만족의 느낌! 내가 하고 싶었던 내가 모르던 할 말을 대신 해 주신 느낌이다.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했던 부분인데 정말 현재를 즐기자는 카르페디엠을 모토로 살다 보니 남는 게 하나도 없이 40대를 맞이하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결국 나이가 노출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중요한 것은 아닌 듯 하니 넘어가고. 무튼 들고 온 것 없이 가벼운 손길로 맞이한 40대의 시작은 위기감으로 점철되었다. 주변의 다른 이들은 다들 무엇인가 잘하고 있고 능력을 발휘해 가며 눈에 띄는 성과들을 내는데 반해 나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기 바빴다. 아니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책이라도 읽어 지성인처럼 보이게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다 선배 형의 조언으로 시를 쓰게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긴 글도 쓰고 있다. 퇴근 후 삶에 여유가 별로 없다. 얼마 안 되지만 집안일도 하고 여행 다녀온 영상편집과 약간의 영어공부, 그리고 독서 및 글쓰기, 게다가 건강을 위한 잠깐의 운동들까지 나름대로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이 모습은 직장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쉬는 시간과 틈을 쪼개 퇴근 후에 할 일들을 하기도 한다. 참! 성경을 읽는 것도 일과라면 포함해야겠다. 도시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하면 아주 소소하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전의 나와 비교했을 땐 거의 극과 극의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사실 바로 결과가 드러나는 일들이 아니라 성과도 없고 또한 이 성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불안하다는 반증이 증명되어 버린 깨달음이 잠시 나를 멈추고 싶게 한다.

지금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요즘 젊은이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꿈으로 이야기한다는 건물주? 그런 현실성 없는 허무맹랑한 꿈을 말하고 싶진 않다. 설사 그렇더라도 그럼 건물주로 편안하게 번 돈으로 무언가를 할 때 즐거울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면 결국 내가 진짜 원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봐야 할 텐데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해 본 적은 없다. 조금씩 조금씩 매일 고민해 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학생 때를 떠올리면 그때가 좋았나 싶다. 공부 잘하는 것만 바라보던, 시험을 잘 보기만을 바랬던,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했던, 좋은 운동화를 가졌으면 했던 그런 목표들만 바라보며 살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소소하고 작은 목표들이었지만. 그때 나 자신에 대해 지금의 고민들을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답이 없는 생각이 이어져 마무리할 수 없는 지경이 돼버리는 듯하다. 나의 삶이니 내가 더 진중하게 고민해 봐야겠지만 귀도 얇은 터라 다른 이들의 고민과 꿈, 진로,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보면 더욱 고민만 깊어지는 것 같다. 이렇게 불안하고 긴장감이 깊어질 땐 역시 그냥 최선을 다하며 살아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살아내다 보면 60 즈음엔 이보단 불안과 긴장감은 덜 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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