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영화. 20260216
한창 ‘슬기로운 의사생활 2’를 우연히 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1시리즈도 다 보게 되었다. 드라마에 이렇게 빠지게 된 것은 오랜만이었다. 그러다 전미도가 뮤지컬 배우라는 것과 정문성 배우와 함께 뮤지컬에서 부른 ‘사랑이란’이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다.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듣다 보니 자연스레 노래가 나온 뮤지컬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알게 된 ‘어쩌면 해피엔딩’이라는 뮤지컬을 차일피일 미루며 언젠가 봐야지 하고만 있었는데…
이젠 예매 자체가 어렵다. 이 뮤지컬의 작가님이 토니상이라는 유명한 상을 수상한 뒤로는 수요가 급상승한 탓이다. 원래도 그리 쉽진 않았겠지만 이젠 아예 불가능한 듯하다. 박천휴 작가님이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뒤로 더더욱 인기는 많아졌기에 이젠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줄거리와 뮤지컬의 노래인 넘버들이 궁금한 탓에 영화라도 보며 그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다. 과감하게 웨이브에 있는 영화를 개별구매하게 되었다.
영화의 스케일은 생각보다 더 낮았다. 독립영화의 느낌이 나는 노래와 화면 구성으로 시작되었다. 그래서 낮은 기대감을 갖고 영화를 시청하였다. 대여를 할까 구매를 할까 하다 나중에 노래라도 또 들을 수 있겠지 하며 2배 가격의 구매를 했는데 사실 조금 후회가 되긴 하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좀 더 자세한 줄거리를 원하는 분은 위키백과를 참고하시길 추천드린다) 헬퍼봇이라는 로봇도우미가 세상에 등장했고 제임스라는 사람의 헬퍼봇이 올리버이며 그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올리버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살던 곳을 떠나게 된 제임스를 기다리며 주택을 지킨다. 무려 8년의 시간을 기다리며 계속 매일의 일상을 반복하던 때 옆 집의 헬퍼봇인 클레어가 찾아왔다. 배터리 부족으로 고장 난 충전기를 빌리러 온 것인데 도움을 기본으로 세팅되어 있는 헬퍼봇인 올리버는 결국 클레어를 도와준다. 둘은 자연스레 친구처럼 함께 지내게 되고 대화 중 제임스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클레어가 제임스를 찾으러 함께 가자고 얘기한다. 극 중에서는 제주도로 제임스를 찾으러 가게 되는데 가는 도중 충전을 위해 들른 모텔에서와 제임스를 찾은 뒤 실망한 올리버를 위로하다가 그리고 클레어의 목적인 반딧불을 보다가… 서로는 서로에게 약속했던 사랑에 빠지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기게 된다.(이 약속은 클레어가 제의한 것이다. 영화를 다 본 뒤 유추한 것인데 혹시 이미 클레어는 이 상황을 한 번 이상 겪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게 서로 마음껏 좋아하다 자꾸 낡아지는 클레어를 고치기 위해 애쓰다 서로 슬픔과 미안함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클레어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의 올리버를 측은하고 미안하게 바라보는 클레어. 이러한 모든 감정들이 인간, 아니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임을 점점 깨닫게 된다. 서로는 이 힘든 감정을 잊기 위해 기억을 리셋하기로 한다.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의 상황으로 돌아가는데 그러면서 영화가 끝마친다. 열린 결말로… 아마도 올리버는 기억을 리셋하지 않았을 것이라 유추되며 왠지 클레어도 그러지 않을까 추측된다.
다 보고 난 뒤 영화의 노래들이 아니 넘버들이 너무 좋았고 스토리도 자꾸 생각나게 만드는 부분들이 대여가 아닌 구매결정의 후회를 조금 덜어주었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헬퍼봇이라는 존재가 생긴다면 저런 따뜻한 모습이 아닌 어두운 면들이 떠오르는 건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인공지능에 대한 폐해를 알고 있는 탓이리라. 사랑에 대한 고민을 떠올려야 할 때 너무 현실적으로 영화를 바라본 건 아닐까 아쉬움이 남았지만 넘버들을 떠올리면 다시 마음은 따뜻해진다. 노래가 착하다는 말이 공감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가사와 노래가 너무 착한 넘버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나 뮤지컬은 아니더라도 넘버들을 추천드리고 싶다.
언젠가 꼭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관람에 도전하여 이렇게 감상문을 다시 적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