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왕과 사는 남자

국내영화. 20260228

by 대통령의스승

한 번을 미리 본 조카와, 처형과 장인어른

우리 네 명이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조합이 조금은 낯선 조합이었지만 그러한 사정은 너무 개인적이라 차치하겠습니다)




사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씩 들어본 사건!

세조인 수양대군과 단종의 이야기!

그리고 그 주축을 이루고 있는 한명회. 저는 한명회를 이덕화 배우를 통해 처음 이름을 들어봤었습니다. 그리고 관상이라는 영화에서 나온 김의성 배우의 한명회, 이번엔 유지태 배우! 실제 역사 속에서 한명회는 키가 크고 잘생겼었다는 이야기를 최근 들었는데 그렇다면 유지태 배우와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튼 이야기의 시작은 광천골이라는 아주 조그마한 시골마을에서 시작합니다. 먹고살기 힘든 이 마을의 촌장이 이웃마을에서 유배지 역할을 하며 먹을 것이 풍족해진 이야기를 듣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마을을 유배지로 만들기로 합니다. 그런데 마침 유배를 오게 된 것은 단종인 노산군! 뭔가 복직을 하고 뇌물을 받으며 마을을 배불리기엔 너무 나약해 보이고 불운해 보이는 노산군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왕으로서의 자질과 품격을 느끼게 되고 그와 가까워지는 마을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아쉽게도 결론은 결국 단종의 죽음으로 끝났고 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결말이기에 반전을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자꾸만 희망을 품고 보게 되는, 새로운 결말을 기대하게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장항준 감독님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에 그의 가장 크고 훌륭했던 역할은 정말 캐스팅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감독님 못지않게 좋아하는 배우인 유해진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었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그는 정말 영화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며 가장 많은 감정을 사용하게 한 역할을 멋지게 해냈습니다. 뻔히 아는 결말임에도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단종의 무거운 마음을 공감해 보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짊어진 저 무거운 압박을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을까 하는 마음이 지금의 나의 작은 근심들과 걱정들을 더욱더 별 것 아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유쾌한 요소들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보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물론 아주 디테일한 역사적 사실들을 만나기엔 시간적으로나 영화의 스케일적으로나 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역사공부를 하기 좋은 예시의 영화는 아닙니다. 다만 이 유명한 사건 속에서 기록에 없는 엄흥도라는 인물의 삶이 그럴싸하게 창작되어 이러한 사실이 정말 있었겠구나 하는 짐작은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고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로 인해 내가 나아가는 방향이 결정될 수 있고 서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조카는 두 번째로 보는대도 또 울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감동적이며 그 감동을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해 주는 배우들의 명품연기가 볼 만했습니다. 문화생활을 즐기신 장인어른도 굉장히 만족해하셨습니다. 나라의 왕과 이름도 모를 촌동네의 촌장이 만들어 낸 브로맨스가 몇 백 년을 흘러도 감동을 줄 수 있듯이 우리의 삶이, 나의 사람이 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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