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by 민정애

큰며느리가 김장하러 친정에 가는 날이라 우리 부부가 손주들 픽업하러 학교에 같다. 그날은 ‘북페어 날’이라고 학교에 이동서점이 들어와 할인행사를 하는 날이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을 사주고 차에 올랐다. 초등학교 2학년인 손녀 민주가 학교에서 만들었다며 젤리 두 쪽을 비닐봉지에 담아 왔다. 한 개 반을 혼자 먹더니 반개는 자기 엄마 몫이라며 남겨 놓는다. 어쩌나 보려고 할머니가 먹고 싶으니 할머니 주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정색을 하며 자기 엄마 줘야 된단다. 할머니인 나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해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할머니와의 좋은 추억을 남겨 줄 수 있을까,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하며 손주들을 기다리는데 그 젤리 반쪽도 할머니에게 주기 싫어하다니, 부끄럽게도 손녀의 그 행동에 살짝 섭섭한 마음까지 생긴다. 55년 나이 차이가 나는 손녀에게 섭섭하다니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다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자기 엄마 거 반쪽이라도 남겨 놓는 마음이 사랑스럽고 오늘도 짝사랑을 하고 있는 내가 사랑스럽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랑스러운 할머니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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