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부

나의 노후대책은 공부다.

by 민정애

영어 공부를 또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야지 마음먹지만 매 번 작심 3일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예전과 달리 도무지 외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방 익힌 단어도 돌아서면 생각이 안 나니 하나마나한 공부를 무엇 때문에 해야 하나 하면서 포기하게 된다. 그러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외국어 하나쯤은 해야 되지 않나 치매예방에 좋다는데 하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이번만큼은 작심삼일을 방지하기 위해 원서 읽기를 하기로 한다. 유튜브 대학의 한 프로그램으로 원서를 읽고 숙제로 일주일에 한 꼭지씩 읽은 내용을 녹음해 구글 클래스룸에 올리는 것이다. 숙제도 있고 6개월 코스이기 때문에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등록했다. 요즘은 sns에 무료로 할 수 있는 영어 콘텐츠가 많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무료이어서 그런지 내 의지가 약해서 그런지 중간에 자꾸 그만두게 된다. 이번에는 돈도 냈고 숙제도 있으니 6개월간은 꾸준히 원서를 읽게 될 것이다. 원서 읽기는 외울 필요 없이 읽기만 하면 되니 부담이 없다. 많이 읽다 보면 남는 게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 찾기에 앞서 앞뒤 문맥에 맞추어 생각하다 보면 상상력도 생기게 될 것이다. 이번에 정해진 책은 진 웹스터의 ‘Daddy long legs’이다. 출간된 지 100년이 넘은 책이지만 아직도 성장소설로 필독서인걸 보면 명작임에 틀림없다.


어렸을 때 읽었을 때는 그저 불쌍한 고아가 좋은 후원인의 도움으로 대학에 들어가서 성공한 스토리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교육의 힘이 얼마나 큰지 또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작가의 배경이 궁금해진다. 즉시 인터넷을 서치 해 작가에 대해 알아본다.


“그녀의 이름은 진 웹스터(1876~1916)이다. 진의 아버지는 마크 트웨인의 출판 동업자였고, 어머니는 마크 트웨인의 조카딸이었다. 그녀가 어려서부터 얼마나 풍요로운 생활을 누렸을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돈과 명예, 지적인 분위기까지 풍족한 그녀가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낀 것은 오직 한 가지, 바로 공부였다. 그녀가 태어난 것이 1876년 미국이었으니 때는 눈 뜨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성큼 발전해 있던 시대였고, 그녀가 공부할 것도 충분히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녀가 부잣집에서 자랐으면서도 똑똑했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힘으로 사회에 눈을 떴다는 점이다. 배서(VASSER) 대학에서 영문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그녀는 진보적인 학교의 교육을 받았다. 즉 과학과 체육을 접했으며, 정치와 사회에도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받았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과 출발점이 다른 이들이 겪는 불평등한 관계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실제로 교도소, 고아원들의 복지 상태를 개선하는 일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 연장선에서 그녀는 여성 참정권자였다. 그러는 한 편 그녀는 당시의 '상류층'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직접 돈을 벌었다. 즉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졌다는 뜻이다. 물론 그녀의 직업은 작가였다. 그녀가 남긴 소설들은 『키다리 아저씨』에 가려 다 빛을 보진 못하였으나 한결 같이 위트가 넘치고 신선한, 그리고 사실적인 작품들이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진 웹스터 [Jean Webster] (해외 저자 사전)


나의 공부는 늘 이런 식이다. 책을 읽다가 작가가 궁금하면 찾아보고 책의 내용에 음악이 나오면 그 음악을 찾아들어보고 작곡가의 생애를 찾아보고, 시가 나오면 또 그 시를 찾아 음미해보고 미술에 대해 나오면 미술사가 궁금해져 거기에 관한 책을 찾아보게 된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부를 하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 물론 나의 지식은 얕고 넓다. 깊이 있게 아는 것은 없고 그렇다고 모르는 것도 없는 한 마디로 특기는 없고 취미는 많다.


이렇게 얕은 지식이나마 하루하루 쌓다 보면 죽기 전에 나만의 철학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나의 노후대책으로 공부를 정한 것은 잘한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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