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저 하늘 저 산 아래 아득한 천리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꿈에 본 내 고향이 마냥 그리워
고향을 떠나 온지 몇 몇 해 더냐
타관 땅 돌고 돌아 헤메는 이 몸
내 부모 내 형제를 그 언제나 만나리
꿈에 본 내 고향을 차마 못 잊어'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께서 자주 부르시던 노래다.
아버지는 황해도 출신으로 부모님과 누님 네 분을 이북에 남겨둔 채 두 살 위 형님인 큰아버지와 단 둘이 월남하셨다.
불행 중 다행으로 형님이 계셔서 서로 의지하며 외로움을 달래셨다.
아버지의 애창곡인 이 노래를 자주 들으면서도 철없던 나는 아버지가 그 노래를 좋아하시나 보다 정도 생각했다. 부모 형제를 지척에 두고 못 만나는 애달픈 아버지의 마음을 그 때는 헤아리지 못했다.
얼마 전 무심코 TV를 보는데 ‘조 명섭’ 이라는 20대 신인가수가 ‘꿈에 본 내 고향’을 천연덕스럽게 부른다.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난다.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 때 아버지의 마음 헤아리지 못한 것이 죄송스러워 눈물이 난다. 아버지는 고향에 계신 부모형제가 사무치게 보고 싶을 때마다 그 노래를 부르셨을 것이다.
꿈에도 그리던 고향에 돌아 가보지 못하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버지 돌아가신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영원히 내 가슴에 살아 계신다.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밝으셨던 따뜻한 아버지의 숨결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나는 아마도 '조명섭' 이라는 가수의 펜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