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5년 후

by 민정애

내 인생 5년 후


‘내 인생 5년 후’ 지난주 독서모임에서 같이 읽기로 정한 책의 제목이다. 제목을 듣고 별로 읽고 싶지 않았다. 5년 후 오늘보다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또 열심히 살라는 뻔 한 내용일 것이기 때문이다. ‘밤새 안녕’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나이 70이 넘으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5년 후를 위해 또 뭘 하라는 것인지, 자기 계발서는 이제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에 괜히 불평이 난다. 하지만 다수가 정한 책이니 또 읽는 수밖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어나간다.

“지금부터 5년 후의 내 모습은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 읽고 있는 책과 요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다. 정말 중요하고도 중요한 건 인생에 관한 고정관념에 맞서 최고의 싸움을 벌이고자 하는 의지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맡기는 삶, 대세에 순응하는 삶, 익숙한 것에 길들여져 있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결과는 성공이 아니라 추락이다.”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 3가지로 요약된다. 전략을 잘못 세웠거나,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데 지지부진했거나, 처음부터 전략이 부재했거나.”

“그것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때는 바로 지금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새로운 인생을 위한 출가를 계획할 때는 나이는 배낭에 담지 마라”


책을 읽다 보니 반성되는 점이 많았다. 지금 안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열심히는 산 것 같은데 전략도 세울 줄 몰랐고 집중하지도 못했고 그저 그날그날 되는대로 흘러온 것 같다.

또 요즘은 새로운 뭔가를 하고 싶을 때 나이가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생각한다.

별로 읽고 싶지 않은 책이라는 생각도 나의 오만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나의 하루를 충실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지 않은가. ‘새로운 인생을 위한 출가를 계획할 때 나이는 배낭에 담지 마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새긴다.


전략도 세우지 못하고 지내온 삶이지만 후회하거나 자책하고 싶진 않다. 나름대로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냈다.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어 좋았고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남을 탓하지 않으려 애쓴 나도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꼭 모든 사람이 인정해 주는 성공이어야만 진정한 성공은 아닐 것이다. 나이 70에 아직 내가 추구하는 일이 있고, 가슴에는 사랑이 있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되는 내 나이가 좋다고 생각하는 요즘이었다. 물론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죽는 날까지 하루하루 충실히는 살고 싶다. 오늘도 내일도 ‘나 다운 삶’을 나의 속도로 뚜벅뚜벅 걸어가며 마이웨이를 닦으리라. 5년 후의 나의 모습이 궁금하다. 얼굴에 주름은 늘겠지만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로 살아 있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헨리 워즈워드 롱팰로우의 글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애절하게 과거를 돌아보지 마라

과거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현재를 현명하게 개선하라.

현재는 온전히 너의 것이니

다가올 미래를 나아가 맞으라.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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