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걸어 다니는 그림자일 뿐

by 민정애

인생은 걸어 다니는 그림자일 뿐 <윌리엄 셰익스피어>


'우리의 과거는 모두 바보들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비춰줬을 뿐.

꺼져간다, 꺼져간다, 짧은 촛불이여!

인생은 단지 걸어 다니는 그림자

무대 위에 나와서 뽐내며 걷고 안달하며

시간을 보내다 사라지는 서툰 배우

인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찬 백치의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읽다가 눈에띈 구절입니다.

마녀의 예언을 믿고 왕이 되기 위해 여러 사람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지만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선 맥베스가 아내의 죽음 앞에서 독백하는 대사입니다. 이 구절은 영문학사에서도 시로서 인정됩니다.

이 글을 깊이 음미해 봅니다.

정말 우리는 아무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사라지는 엑스트라 일까요? 작가가 말했듯 '무대 위에 나와서 뽐내며 걷고 안달하며 시간을 보내다 사라지는 서툰 배우'일지도 모릅니다.


멕베스는 비극이지만 교훈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서툰 배우에게도 주어진 역할은 분명 있을 겁니다. 그 역할에라도 충실하고 싶어 안달합니다. 늦게라도 언젠가는 주인공이 되겠지 라는 희망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꺼져간다, 꺼져간다, 짧은 촛불이여!'처럼

정말 인생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그러나 짧기 때문에 더 의미 있게 살고 싶습니다. 이 짧은 인생에 무얼 더 가지겠다고 욕심을 부렸는지 참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우리는 연습 없이 무대에 올라온 배우입니다. 때로는 뽐내 보기도 하고 잘해보려 안달하지만 연습 없이는 잘 될 리 없습니다. 그래도 잘해보려 애쓴 마음까지 무시하고 싶진 않습니다. 꼭 주인공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나름대로 주인공이 되고 싶어 정직하게 노력했고, 연습 없이 이만큼 한 것도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을까요?


요즘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하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지키기 위해 피투성이로 파멸에 이른 맥베스를 상기시켜주고 싶습니다.

keyword
이전 07화노후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