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해빗(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코로나 때문에 일상이 거의 마비되었다. 방송에서도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잠시 멈춤’ 하라고 권한다.
살다 보면 항상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이번 일은 우리를 멘붕상태로 만든다. 문 닫은 가게들도 많고 회사도 재택근무시키고, 초 중 고도 개학이 연기되고 대학도 인터넷 강의로 대신한단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나는 이 시기에 남편하고 맛있는 거 많이 해 먹으면서(오늘 점심은 월남쌈 해 먹었다. 월남쌈에는 여러 가지 재료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간단한 방법으로 했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하니 자주 해 먹을 수 있겠다 싶다. 먼저 사놓았던 훈제오리고기에 마늘, 버섯, 양파 넣어 살짝 볶아놓고. 내 방식대로 만든 사우어크라우트라는 독일식 양배추 절임, 양배추를 가늘게 채 썰고 사과도 채 썰어 소금, 매실청, 식초 넣고 손으로 바락바락 주물러 양배추가 완전히 숨이 죽으면 유리병에 꼭꼭 눌러 담아 2.3일 발효시키면 고기 요리 먹을 때도 좋고 요즘에는 식빵에 초코크림을 바르고 그 위에 양배추 절임을 듬뿍 넣어 먹으니 단짠의 조화가 끝내준다. 독일 사람들은 소세 지하고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소스는 플레인 요구르트에 청국장 가루, 식초, 고추냉이, 꿀, 소금, 들깨, 참깨 적당량. 그러니까 라이스페이퍼에 오리고기와 양배추 절임만 넣고 싸서 소스에 찍어먹으니 간단하고 건강식으로 괜찮을 것 같다. 양배추 절임엔 유산균이 많다고 한다.) 매일 운동도 하고 그동안 부족했던 책 읽기를 하고 있다. 남편도 하루 종일 책을 읽는다. 남편이 어제는 자기가 학생 때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사법고시도 붙었을 거라고 해서 함께 웃었다. 남편은 주로 역사책 위주로 읽고 나는 북클럽에서 추천해 주는 책을 우선 읽는다. 추천해 주는 책이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의무감으로 따라 읽다 보니 왜 그 책을 추천해 주었는지 알게 된다.
요즘 읽는 책은 웬디우드의 해빗( 내 안에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이다. 심리학자들이 쓴 책은 나의 편견을 깰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니 나의 생각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저자인 심리학자는 30년간 습관에 대한 연구 조사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이 책에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43%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내 안에 잠재된 43%의 무의식을 깨우란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고 착각하며 산단다. 우리는 의지를 불태우며 살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신념으로 작심삼일이 될 때 자신의 의지의 나약함을 항상 책망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의지를 불태우는 것 등은 사실 삶에서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쓰여 있다.
나 자신도 작심삼일이 될 때가 많으면서 술 못 끊는 남편을 보면 의지가 약하다고 질타했고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아들도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날씬한 사람은 계속 무의식적으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자동적으로 운동을 하고 그래서 계속 날씬해지는데 뚱뚱한 사람은 계속 무의식적으로 살찌는 음식들을 먹고 운동 대신 누워서 TV 보는 것을 선택한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몸무게를 감량한 사람들이 있지만 프로그램이 끝나면 거의 모든 사람이 원래대로 돌아간단다.
즉 습관에 의지하지 않고 순전히 의지력만으로는 어렵다는 얘기다.
‘당신이 다이어트에 실패하거나 어떤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고 해서 너무 쉽게 무력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고 강조한다.
‘의식적 자아는 결심도 잘 하지만 그만큼 변명도 잘한다. 우리는 어젯밤 피자를 먹은 이유(점심을 건너뛰었으니까)와 오늘 운동을 안 한 이유(무릎이 아프니까)를 순식간에 합리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체중조절에 관한 연구가 밝혀낸 것은 지속하는 것이 시작하는 것보다 수십 배는 더 힘들고 괴롭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다이어트에만 해당될까? 자녀와 좀 더 오랜 시간 보내기, 돈을 알뜰하게 쓰기, 직장에서 집중력 유지하기 등에 대해서도 체중과 똑같은 현상이 발견됐다.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이 칭송해 마지않는 의지력 숭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것이 인간 행동의 퇴보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는데 있다.’
습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의식에서 무의식적으로 될 때까지 매일매일 반복해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좋은 습관을 무의식적으로 행하게 되면 애쓰지 않고도 고요한 마음 가운데 목표에 다 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나의 나쁜 습관도 알아차리게 된다. 나는 요즘 돋보기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 항상 어디에 두었는지 찾게 된다. 남편은 “고정된 장소에 놓으면 그렇게 매번 찾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 피아 노위에 두어라,” 고 말하는데도 나는 매번 아무 데나 놓고 찾는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인데 ‘미즈앙 플러스(Mise en Place)’ 제자리에 놓다.라는 프랑스어란다. 프랑스 요리학교에서는 첫 수업시간에 요리 도구를 항상 제자리에 놓는 것 것부터 배운단다.
요리하기 전에 마찰 감소법부터 배우는 거다.
나도 이제부터라도 습관이 들 때까지 해보리라 마음먹는다.
‘습관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의식적 자아의 실행 제어 기능은 잠차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습관을 제대로 활용하면 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나쁜 습관이 자리 잡으면 언제나 가공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내면의 충동과 세상의 욕망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당신이 처한 환경이 조작되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선 자신을 용서하라.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바꿔 삶을 더 쉽게 만들어라. 움켜쥔 삶을 내려놓는 순간 습관의 마법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먹고살기 힘들다고 푸념하지만 내면의 본성은 늘 사랑, 성취, 존경, 영성과 같은 위대한 무언가를 추구한다.
그리고 이 고귀한 의미에 탄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습관이다. 올바른 습관은 종종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의 패턴을 규칙적이고 안정적으로 조율하고 어딘가에 깊이 몰두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단지 습관적으로 행동하기만 해도 불안감이 줄어든다. 그리고 경험하는 대상
과의 일체감이나 이해도도 높아진다. 매일 거의 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답했던 사람들은 매 순간 인생의 의미를 더 풍부하게 느꼈다.’
에필로그에 쓰여 있는 다음 내용에 작가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책을 덮는다.
‘나는 좀 더 많은 사람이 고통스럽고 힘든 가시밭길을 걷지 말고 과학의 힘을 빌려 새롭고 건강한 습관을 설계함으로써 삶을 견고하게 다지는 자신만의 습관 시스템을 창조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그동안 방치해둔 무의식과 협력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내면의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행동을 자동으로 반복할 수 있다.’
남편 말처럼 나도 젊었을 때 책을 더 많이 읽었더라면 좀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을 텐데...
지금부터라도 좋은 습관 만들어서 노년을 조용하면서 평화롭게 살아가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