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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내 Feb 01. 2021

쓰는 인간으로 살기

<나를 살리는 글쓰기> 장석주

책 리뷰. 부제 : 전업작가는 왜 쉼 없이 글을 쓰는가.


내 꿈은 작가이다. 무엇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 잘 모르겠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쓰고 싶다를 생각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퇴근하고 시민대학도 가보고, 좋아하는 작가님의 북 토크가 있으면 시간 날 때마다 참여했다. 글쓰기 책도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꾸준히 써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하지 못하다가 코로나 덕분에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 읽기는 한 사람으로 하여금 '무수한 삶'을 살게 한다. 책을 통해 얻은 무수한 삶은 한 삶에 대한 통찰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인지적 지평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


글 쓰는 삶을 동경한다. 뭔가 하루 종일 읽고 끄적거리면 행복하다. 주말 하루를 독서로 채우면 스스로 무척 뿌듯하고 대견하다. 월화수목금은 하루가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그 사이에서 뭔가 특별함을 찾기 위해 저녁마다 브런치에 글을 쓴다.


혼자 보고 쓰는 일기에는 글자가 빼곡하다. 무턱대고 그냥 쓴다.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지 않는다. 쓰면 끝이다. 브런치는 다르다. 쓰고 나서 내용의 반 이상을 지운다. 읽어보면 쓸모없는 말이 너무 많다. 문장에 쓰인 단어의 쓰임이 맞는지도 검색해본다. 신경 쓸게 많다. 이렇게 나온 글은 왜 빈약할까. 최근에는 써놓고 부끄러워서 '발행' 버튼을 못 누르고 그냥 잔 적도 있다. 이게 습관이 돼서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다.


누가 많이 읽어주는 글을 아니지만 자기만족을 위해 쓴다.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틈틈이 더 잘 쓰기 위해 이리저리 생각한다. 생각한 만큼 크게 눈에 보이는 발전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는 책을 읽다가 거의 자연발생적으로, 혹은 아주 내추럴하게 글을 쓰게 된 사람이다. 글을 쓰는 건 즐거운 일이었고, 삶의 덧없음에서 벗어나 충일감과 의미를 느끼게 했다. 글쓰기에서 뭔가를 성취했다는 느낌이 더해졌다. 내 즐거움을 위해서, 더 나아가 자기 발견이나 자기 치유의 한 방편으로 글을 쓴다는 생각을 오래 견지해왔다.


읽는 인간에서 쓰는 인간으로, 궁극적으로는 좋은 인간이 되고 싶다.  

독서는, 세계를 향해 의식의 촉수를 뻗어 더 많은 이미지, 사유, 경험을 붙잡아 언어로 고착시킨 문장들을 읽고 난 뒤, 우리를 읽기 전과 달리 더 섬세하게 내면을 성찰하고,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키려는 고양된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다.
잘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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