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19)
넷플릭스. 영화 리뷰.
나에게는 순둥이, 착하고 예쁜 여동생이 있다. 돈 잘 벌고, 맛있는 것도 잘 사 주는 언니 같은 동생이다. 혼자 서울에서 자취하는 우리 자매님 댁에는 신기한 잇 아이템이 많다. (내가 뽑은) 올해의 잇 아이템은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을 못 가서 마련했다는 '대형 스크린'이다. 오래간만에 둘이 작은 침대에 누워 영화를 봤다. 진짜 영화관에 온 느낌이 들었다. 역시 뭐든지 템빨이다.
그날 본 영화는 '작은 아씨들'로 네 자매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짝사랑, 삼각관계, 현신적인 사랑도 나온다. 연애 이야기는 보통 이상의 재미를 준다. 더 재미있었던 장면은 자매들의 다툼이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왜 저렇게 사소한 걸로 싸우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당사자들은 진지하다. 그리고 아주 사소한 계기로 화가 풀린다. 결말은 해피 엔딩이다.
우리 자매님과 나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 정말 피 터지듯이 싸웠다. 등굣길에 동생이 휘두르는 신발주머니에 얼굴을 맞고 코피를 흘렸다. 서로 머리채 잡고 흔들기는 기본이다. 학창 시절 내내 싸웠다. 연년생으로 태어나서 서로 경쟁하느라 바빴던 것 같다.
나는 유학을 가고 동생은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 취업했다. 집 나가면 고생이고 한없이 집이 그리워진다. 원수 같던 동생이 엄청보고 싶다. 여동생도 그런가 보다. 취준 시절에는 합격시켜주면 평생 뼈를 묻고 다니겠다는 직장이 힘들었는지, 관두고 집에 오고 싶다는 소리를 가끔 한다. 힘내라!
그날 영화를 보고 둘이 좁은 침대에서 훈훈하게 잘 잤다. 잠깐 놀러 와서 잠만 자고 갈 뿐인데, 오래간만에 왔다면서 동생은 나를 엄청 챙긴다. 새로 산 제빙기를 자랑하며 아이스커피를 만들어줬다. 또 친히 삼겹살을 구워줬다. 과일향이 나는 소주를 함께 마셨다. 이런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동생이 아니라 언니 같고 또 친한 친구 같은 내 동생에게 고맙다. 싸우지 말고 평생 친하게 잘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