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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내 Apr 21. 2021

떠나요 둘이서

소망이와 시골행

집에도 못 오고 고생하는 가족들을 위해, 혼자서 개 두 마리를 돌보는 나를 위해 소망이는 집을 떠나 가족들 곁으로 가기로 했다. 남동생은 소망이만 곁에 있다면 아예 그곳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소망이가 좋은가 보다. 희망이도 같이 가면 좋겠지만 차멀미 때문에 집에 남기로 했다. 집을 나서는데 혼자만 남겨뒀다고 얼마나 서글피 우는지 마음에 걸렸다.


요즘 일주일에 운전하는 횟수가 한두 번 될까? 차 위에 먼지가 그득하다. 고양이 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개 한 마리에 따라오는 짐이 어찌나 많은지 모르겠다. 짐을 싣느라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다. 소망이 침대, 사료, 간식, 배변패드, 산책 용품 등등. 잘 챙긴다고 했는데 제일 중요한 밥그릇과 목욕용품을 빼먹었다. 마지막으로 집에 올라가 소망이를 데려왔다.


처음으로 소망이와 단 둘이서 차를 탔다. 항상 희망이와 같이 나오다가 혼자 나오니까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잠시 어색해하더니 바로 자리를 잡고 드라이브를 즐긴다. 코까지 골면서 잘 잔다. 혹시나 오래간만에 차를 타서 멀미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도착하니 소망이는 신났다. 엄마를 보고 몸통 박치기를 하듯 날아가 안긴다. 먼지도 많은데 신이 나서 몸을 뒤집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옆에 끼고 살다가 떨어지려니 괜스레 찡하다. 그래도 잘 노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피곤에 절어 있는 남동생은 소망이의 재롱에 웃었다.


집으로 돌아와 희망이와 놀아줬다. 소망이가 없어 외로워할 줄 알았는데 덤덤해 보였다. 독립적인 강아지다. 그리고 한 이틀 희망이와 둘이서 편안한 나날을 보냈다. 소망이의 코 고는 소리 없이 둘이 오붓하게 산책하고 잠도 잘 잤다. 반면에 시골에 있는 가족들은 더워하는 소망이를 위해 보일러를 끄고 자서 추웠다고 한다. 소망이는 잘 노는 듯싶다가도 밥도 잘 안 먹고 힘들어했다. 결국 며칠 후에 엄마, 아빠와 집으로 돌아왔다. 은근히 까다로운 강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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