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멈추는 것도 용기다.

[런중일기]

by 달리는아이

집요하게 운동만 하던 시기가 있었다.
아침에 눈 뜨면 운동으로 시작해서, 눈 감기 직전까지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3년을 살다 보니 몸에서는 거부반응과 부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문 엘리트 선수도 아닌 내가, 일반인으로서의 삶을 유지하면서
오버트레이닝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수많은 생각 끝에 나는 결국 운동량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내 몸의 스트레스는 결국 공황장애를 불러왔다.

처음 나타난 증상은 심장의 두근거림이었다.
사무직 특성상 하루 8시간은 앉아 있어야 하는데,
가만히 있는 그 순간에도 심장이 튀어나올 듯이 요동쳤다.

병원을 찾았지만 심전도 검사 결과는 ‘정상’.
평소 내 맥박은 40-50bpm으로 매우 낮은 편인데,
두근거릴 때 맥박이 60-70bpm이라 이상증상으로 분류되지 않는단다.
하지만 나는 너무도 이상했다.


2024년 1월, 나는 담배를 끊고 정신의학과를 찾아갔다.
그때부터 시작된 공황과의 싸움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더 이상 달릴 수 없었다.
심장이 먼저 달리고 있었기에.
한창 즐기던 러닝 크루 활동도 줄여야 했고,
일상은 온통 스트레스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그렇게 나는, 멈춰섰다.


90kg → 60kg 라는 체중 감량을 이뤘던 나는 내 몸의 이상에 충격을 받았다.
식단은 무너졌고, 절제했던 식욕은 터졌다.
17kg이 다시 늘었다.


더 이상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나 자신을 불쌍히 여겼다.
20살, 죽고 싶던 인생을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서
40살까지 왔건만… 결론이 공황장애라니.
참담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나를 잠시 세워두었다.
아니, 주저앉혔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내 몫이 되었다.
더는 술로도 잊을 수 없다.
맨정신으로 감당해야만 했다.
맨정신으로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뼈저리게 느꼈다.



#공황장애 #운동번아웃 #멈춤의용기 #자기돌봄 #런중일기 #브런치에세이 #정신건강회복 #나는지금회복중입니다

작가의 이전글9. 날숨에 날려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