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대가수야!

1947년생 극우 아버지와 살아가기_사랑하는 아버지의 좌충우돌 극우 일상

by 막걸리와모둠전

나는 초대가수야!

술과 노래를 좋아하며 입성이 날개라는 말을 인생의 진리로 생각하시는 아버지는 배는 불룩 나오셨지만

그에 비하면 옷태가 참 좋으신 분이다.


낯빛도 밝으신 편이라 컬러감이 있는 옷도 꽤 잘 소화하셔서

동네에서도 옷 잘 입는 할아버지로 소문나있고

아버지는 상당한 동안이시다.

그리고 멋 부리기를 정말 좋아하신다.


아버지 집에 신발장은 물론 옷장과 모자, 선글라스까지

연예인만큼 소장하고 계신다.


아버지의 애증의 놀이터 부동산 입구 앞에는

항상 요구르트를 파시는 아주머니가 계신다.


아버지가 일찍 결혼하셔서 일찍 자식을 보았다면

요구르트 아주머니 정도 큰딸도 볼법했을 것이다.

그렇게 큰 딸처럼 느껴지는 아주머니께서 아버지에게

어르신은 정말 멋지고 부잣집 어르신 같다고

여기 부동산 오시는 분들 중에서 제일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신다고 한다.


이런 관심의 칭찬과 달콤한 평가를 정말 좋아하시는

아버지는 이 똑같은 말을 수천번 정도 나에게 들려주신 것 같다.

그리고 가볍게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는 또 상당히 노래를 잘 부르신다.




그 옛날 배호라는 가수의 노래를 정말 좋아하시고 그분의 노래를 그분만큼 소화하며 아버지 노래를 한번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가수를 했어야 했네 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또,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해주신 이야기인데 아버지가 신혼 때 노래에 소질이 있어 가수의 꿈을 이루고자

당시에 음반을 녹음하는 곳에 가서 지금 단어로 표현하면 오디션도 보셨다고 했다.


음반 녹음을 하자는 제안도 받았는데 그때의 나의 할아버지께서 딴따라 해서 뭐 할 거냐라고 하시며

반대를 하셔서 당시의 가수를 꿈꾼 아버지도 꿈을 접어야만 했다고 하셨다.


배움의 끈도 짧았던 아버지는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부족해도 가정 생계를 책임지셨고

일이 끝난 후 마시는 술 한잔에 대포집 식탁을 두드리며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부르셨던 것 같다.


그 노래로 인하여 따라오는 타인의 칭찬과 박수를 즐기고

또 아버지의 구슬픈 노래를 기다리는 동료들의 부추김과

또 다른 테이블의 모르는 사람들이 한곡 더 불러달라는 요청에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위로를 받은 게 아니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술 한잔 하는 곳에서 테이블을 두들기며

노래를 불렀다가는 불쾌한 일들이 생길 수도 있지만

예전에 대포집에서 빨간색 두꺼비 진로소주와 뭉뚝한 소주잔을 앞에 두고 젓가락으로 박자를 내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꽤나 자연스러웠다.

그 장면이 이제는 낭만적인 추억으로 남는 것 같다.


내 집에서도 크게 노래를 부르면 층간소음으로 난리 나는 세상이라 아버지의 노랫소리를 들어 본 지 한참이 된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일을 즐거워하시고 흔히 말하는 무대 체질의 아버지는 사람의 관심을 받는 일을 하셨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는 “아버지! 멋진 옷 입고 선글라스 끼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를 수 있는 동네 노래자랑이라도 신청해서..

대회를 나가보시면 어때? 내가 아주 사람들 다 불러 모아서

응원도 해서 응원상도 다 쓸어오는 거야!!“ 라고 했다.


대답은..

“야! 내가 무슨 대회를 나가냐! 나는 초대가수야~!

나는 초대가수에 맞는 사람이야!

초대가수가 대회 나가는 거 봤냐? “


순간, 내 배꼽을 찾을 수가 없었다.

너무 웃겨서 막 웃고 있는데..

“내가 가사가 보이는 텔레비전이 앞에 있으면 대회를 한번 나가볼 텐데.... 나이가 드니까 가사가 잘 기억이 안나더라고... “


아... 아직도 노래를 부르고 싶으시구나..

늙어도 아버지의 노래에 대한 갈망은 청년의 마음 같다는 것을 그날 다시 느꼈다.


정말 기가 막히게 노래 잘하시고 또,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하시는 아버지를 위한 프롬프트 제공 노래대회를 찾습니다!


AI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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