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버지의 좌충우돌 극우 일상_두 번째 에피소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빨갱이, 간첩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온다. 물론,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것이 충분히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일상 속에서 그렇게 불리는 사람들이 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한다.
그런데 언론 방송에 버젓이 공인으로 나오시는 분들을 향해 단정적으로 공격적인 단어를 입에 담으며 빨갱이를 말씀하시기도 할 때면, 아버지는 어디에서 직접 눈으로 보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는 누가 내 아버지를 이렇게도 세뇌당하게 하였을까? 어른들의 과거의 삶은 나라, 국가의 충성, 조국에 애국하는 내용이 북한의 사상과 비슷한 결의 느낌이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무엇이 다를까...? 가끔 나는 내 귀에 들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가 오히려 선동의 키워드로만 들려지고 공산주의와 텍스트의 컬러가 비슷하게 보일 때도 있다.
지금의 우리가 민주주의를 얻었기에 공정한 선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모두에게 주어지는 기회에 대한 감사를 느끼기도 하며, 인간이라면 어떠한 환경과 소득 수준을 떠나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배우고
그런 문화를 우리 일상에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가는 것에 노력하는 것이 보편적인 지식이지 싶지만
지금 나의 아버지만 보아도 모순 집합체이다.
이전에도 가끔 “옛날처럼 다 잡아가야 해” 이런 말을 무의식에 꺼내시기도 하고 “세상 무서운 거 알아야 한다”고 하셨으니 말이다. 얼마 전에는 “오죽하면 계엄했겠느냐”라는 말로
나를 소스라치게 당황하게 하신 적도 있긴 했었다.
텔레비전 앞에서 뉴스를 보면서 극단적으로 화를 내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또는 이 방송국은 엉망이야 하며 화를 내시는 모습을 볼 때면
내 아버지는 나라를 위하여 무슨 일을 하였을까? 또한,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 나라 위해서 아버지 무슨 일 하셨어?라고 물으면..
"내가 군대도 다녀오고!! 내가 올바르게 선거도 하고 세금 내고! 그러면 된 거지!"
"남들도 그 정도는 다 하고 살아.. 세금은 내가 아버지보다
더 많이 내고 있을 거야. 그리고 나는 출산율 낮은 이 시국에 둘이나 출산했어.
아버지, 모든 사람들이 세상이 아무리 잘못되었다 해도 이렇게 뉴스를 보면서 쌍욕도 안 해.
가만히 정세를 보고 가만히 스스로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자신이 맞다고 하는 가치를 마음과 머리로 새기지 가족 앞에서 폄하하고 욕을 뿜지 않아"
당신의 의견과 생각에 반하는 내용을 말하거나 또는 지지하지 않으면 아주 야만인을 보듯 치부해 버리고 상대의 말은 어느 순간 귀에 담지 않고 당신 말만 꺼내는 나의 아버지,
당신의 이야기 속에는 지역적으로도 심각하게 절대 싫다고 하시는 곳이 있기도 하다.
(지역의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 보수, 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 것 이기에..)
아버지가 평가하는 그쪽 지역사람들은 차이점도 없고 그저 나쁘다고 하시고 그쪽 음식은 맛있다고 하신다.
"***것들은 상종을 하면 안 돼! 다 똑같고 다 이기적이야! 정말 다 못됐고 죄다 그런 식이야!"
상황과 이유의 설명도 없이 이렇게 극대노의 언변을 터트리다가 자신과 정치 성향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그분은 인텔리이며 품격이 남다르고 아주 올바른 사람이라고 칭송을 하신다.
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버지의 의견이 맞다고 맞장구를 절대 치지 않는다. 이런 극우 성향이 강한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아시는 나의 지인들은 그냥 대충 응응~ 그렇구나 하고 맞춰주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입장에서는 선동된 내용과 거짓 뉴스와 지역감정으로 현혹된 아버지의 정치 정의를 나는 꼭 틀렸다고 정확히 다잡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싫어하시는 정당 안에서도 옳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때가 있다는 것을, 지지하는 정당에서도 실수가 발생하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제발 인정하시며 폭넓은 정치 세계관을 가지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기본적으로 정치를 잘 모른다. 그리고 깊은 관심이 없다. 뉴스를 보며 현재 겪어 나가야 할 상황들을 인지하고 있는 정도라고 할까?
다만, 그저 우리가 갖고 있는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지적하고 또한, 잘하고 좋은 성과에 대해서는 적극 칭찬을 하고, 성향과 다르게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정치인들에게 눈길을 주는 정도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억지이고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타인의 허물만 까서 들추는 일을 잘하는 정치라며 칭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버지의 지지 성향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입과 귀에 담기도 힘든 험한 말을 그저 속으로만 생각하셨으면 좋겠고
당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은 내용에 대해서는 아쉬워도 칭찬을 하는 어른다운 평가를 꼭 이어가셨으면 하고, 그런 날이 오길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