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유가 있더라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이유

by MINA



우리 아이는 성질이 급하다. 물론 나도 급하다.

성질이 급한 만큼 일의 숙련도와 완성도는 떨어진다. 성질이 급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림도 대신 그려주고, 색칠도 해주고, 뭐든 대신 많이 해주는 편이었다.

언젠가 아이가 내가 그린 그림을 자기가 그렸다고 우겼다. 그때 아차 싶었다.

말귀를 알아먹는 나이니, "아기 때는 못 걸었는데 많이 노력해서 지금은 걷고, 뛰고 다 하지? 뭐든 노력해야지 되는 거야. 엄마가 어릴 때부터 많이 그림 그렸어. 너도 계속 꾸준히 하면 엄마보다 더 잘할 수 있어"라고 열심히 설명해 주고, 뭐든 직접 해보라고 격려를 해주기 시작했다. 꾸준히만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이렇듯 세상의 이치는 의외로 간단하다.

살을 빼려면 많이 움직이고 덜 먹어야 한다. 어떤 것이든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아이에게 그렇게 세상의 이치를 알려줘 놓고, 정작 나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요즘 SNS 마케팅 관련 교육을 들으러 다닌다. 일산에서 서울까지.

일주일에 한 번 출퇴근 시간대에 다니지 않는 것과 환승 한 번에 감사함을 느끼며 다닌 지 어느덧 교육기간의 절반이 지났다.

처음엔 '열심히 배워보면 나도 금방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었다.

면접까지 보고 교육 기수에 들었기 때문에, 좀 더 간절했을지도 모른다.

교육 참석한 사람들의 자기소개 시간.

정말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아이를 키우는 육아맘. 그런데 다들 애만 키우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5년 6개월 동안 뭘 하고 살았나 하는 회의감까지 들었다.

SNS를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봐야 한다지만,

도무지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교육을 들으면 들을수록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내 어떤 모습을 보여주라는 거지?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인거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던 나의 의지는 점점 온 데 간데없고, 점점 의무적인 태도로 변해갔다. 그리고, 점점 이 길이 나랑 안 맞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새해를 맞았다.

2024년도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해낸 것 없이 살아왔나? 2025년은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 내가 좀 열심히 사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면, 그 자체로도 귀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새롭게 듣는 교육에 정말 열심히 임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렇게 끝내면 나는 발전 없이 작년과 같은 이야기를 펴낼 뿐이다. 내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한 번 해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37년 이렇게 살아와서 이 모양 이 꼴이니, 다르게 살아보면 다른 일이 생기지 않을까?


2025년 조금 더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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