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여기 좀 봐봐요! 너무 예쁘다. "
"그러네요. 정말 예뻐요. "
"그렇지? 이거 다 내가 쓸어야 하는 건데도 예뻐. 아하하! "
이곳저곳 길바닥마다 떨어진 단풍잎으로 가득하다.
아파트 청소아주머니가 지나가던 나에게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안 그래도 예쁘게 수놓아진 단풍들을 보며 마음이 몰랑몰랑했었는데, 아주머니의 말을 들으니 기분이 두배로 좋아진다.
기쁨을 온전히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도 거리낌 없이 그 기쁨을 나누는 사람.
분명히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올해만큼 의식적으로, 의무적으로(?) 열심히 가을을 관찰하고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12월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날이 좋다.
덕분에 올 가을은 유난히 길다.
아직도 빨간 잎들을 잔뜩 매단 채 화려함을 뽐내고 있는 단풍나무들이 종종 보인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단풍이 알맞게 익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다.
어떤 나무의 절정의 순간에 바로 옆 나무는 아직 물들지 않은 초록색잎으로 가득하기도 했고, 또 다른 옆의 나무는 이미 잎들을 모두 떨군 채 서있기도 했다.
산책기를 쓰기 전의 나는 모든 나무가 동시에 빨갛고, 노랗게 물드는 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내 기대와 바람과는 다르게 나무들의 속도는 저마다 제각각이었다.
한편으로는 실망스럽기도 했다.
모두가 동시에 화려함을 뽐내면 더 예쁘지 않을까, 아쉬웠다.
하지만 모두가 동시에 빛날 수는 없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였다.
이제는 슬슬 가을을 보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한 달도 안 남았다.
오랜만에 다시 연남동으로 가서 미리 트리 사냥을 나선다.
예쁘게 장식한 커다란 트리를 보니 역시 기분이 또 좋아진다.
귀여운 정병들과 작은 산타할아버지.
예쁜 곰돌이 인형들로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와 옆에 서있는 귀여운 곰 세 마리.
심플한데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
토끼 콘셉트 카페의 크리스마스.
빨갛고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
연남동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장 유명한 카페.
밤에 보면 반짝반짝 더 예쁜 장식.
벚꽃으로 유명한 카페.
크리스마스 시즌도 예쁘다.
사장님 센스가 장난 아니실 것 같은 가게.
카페는 아니고 소품샵이라고 한다.
닫혀있어서 내부 구경은 못했는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내부도 무척 멋진 곳.
다음에는 꼭 들어가 봐야겠다.
이것으로 올가을 산책기를 마칩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