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빈 나뭇가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텅 빈,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쓸쓸하게 보여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왠지 모를 평온함이 느껴진다.
그래, 너도 쉬어야지.
봄을 준비해야지.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을 느끼러 가볼까.
이곳은 홍제천이다.
오래된 빌라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면 자꾸 카메라를 꺼내게 된다.
특히 그 앞에 하천까지 흐르고 있다면, 절대 못 참지.
아직까진 은행나무들이 건재한 홍제천의 모습.
평화롭다.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뛰는 사람, 빠르게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나는 슬슬 걷다가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오늘의 목적지에 도달했다.
홍제천 안에 있는 폭포.
2011년에 조성된 인공폭포인데 자연과 매우 잘 어우러진다.
사계절이 다 예쁠 것 같은 홍제폭포.
지금은 가을 빛깔을 아름답게 띄고 있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거주지역에 있다고는 믿기 힘든 광경.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핫플은 아니었는데 바로 앞에 폭포뷰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가 생기면서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곳이 되어버렸다.
좌석이 꽤 많은데도 주말에 가면 앉을자리가 없어 그냥 발길을 돌렸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엔 평일에 방문했는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절반은 외국인이었다. 다양한 인종들이 모두 모여 폭포를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관광지로 자리 잡은 모양이다.
원래 1층에만 있던 카페가 2층까지 확장했다.
자리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지만, 주말에는 역시 쉽지 않을 듯하다.
폭포 옆 낡은 빌라들이 모여있는 사진.
그리고 홍제천.
따뜻한 햇살이 드는 곳에서 폭포를 감상하며 커피를 마신 후 집으로 향한다.
올 때는 다른 길로 가본다.
이곳도 아직 가을이 남아있다.
외관이 마음에 드는 교회 옆 길.
산책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점은 어딜 가나 교회가 있다는 것인데, 거의 매 블록마다 하나 이상씩 있다.
그것도 매우 커다란 건물 하나를 통째로 쓴다.
비종교인으로서는 상당히 의문스럽고, 흥미로운 점.
아직 살아남은 장미꽃으로 오늘의 산책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