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와 승객 사이
평소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보면 재밌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버스 진입 중에는 친절하게도 기계에서 안내 멘트가 흘러나온다.
[곧 OOO번 버스가 도착하오니 한 발짝 물러 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이 짜기라도 한 듯 일제히 한 발짝 앞으로 나와 버스를 타려고 준비한다.
나는 단 한 번도 그 안내 멘트대로 한 발짝 물러서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사실 나마저도 그랬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건, 몇몇 성격 급한 분들이 택시를 잡듯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며 남들보다 몇 발짝 더 나와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럼 버스는 보란 듯이 그 사람을 지나쳐 훨씬 멀찌감치 앞에서 정차를 하거나 훨씬 미치지 않는 지점에서 차를 세운다.
사람의 심리라는 게 참 우습다.
뜻대로 되는 게 없는 세상에서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지는 우리만의 욕심일까.
안내 멘트와는 반대로 한 발짝 더 나와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도, 그걸 또 외면하고픈 버스기사님의 마음도 왠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