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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 Nov 14. 2020

내 친구 이야기2

머나먼 초등학교 등교길


 피아노 학원 사건(?!)을 겪은 친구는 엄마에게 한번 더 떼를 쓰게 되었다.


 자기만 혼자 멀리 떨어진 특수학교에 다니다 보니 집 가까이 있는 학교를 친구들과 함께 등하교 하는 게 부러웠다고...

그래서 어머니께서 이번에는 정아를 데리고 동네 초등학교를 방문하셨는데, 어린 마음에도 교장선생님이 정아의 입학을 꺼려하는 것이 느껴져서 속상했다고 했다. 단지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친구들과 함께 다니고 싶었던 것 뿐인데 자신을 환영해주지 않는 어른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다행히 어머니의 설득에 특수 학교를 그대로 다니며 별탈없이 졸업했단다.


 그러고보니

최소한 초등학교는 걸어다니는 거리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특수 학교는 많지 않으니까 통학 자체가 힘들 수 있을거라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릴때부터 통합 교육을 하게 되면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왔는데, 그러려면 인식 개선은 물론이고 학교 시설도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수업 방식에도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할테니 통합 교육만이 답이 되진 않겠지만 최소한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농인들은 영어 듣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어려운데, 청인 중심의 교육에서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채점을 하니까 농인들의 학습 능력이 과소평가 되는 것. 




 예전에 수어 선생님께서 해 주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장례식장에 모인 농인들이 서로 너무 반가워하며 수다를 떠는데, 그걸 보면 예의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보통 농학교가 멀다보니 졸업을 하고 나면 각자 고향으로 다시 흩어지게 되어 결혼식이나 장례식같은 계기가 아니고서는 여간해서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그러다보니 어쩌다 한번 만나는 곳에서 서로 안부를 묻고 근황을 이야기하게 되는거라고, 죽은이를 애도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은데 아마 그게 잘못 비춰질 수도 있을거라고 하셨었다.


...그동안 너무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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