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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 Mar 30. 2022

위험한 나라 안전한 나라

여행하기 좋은 안전한 나라란?

꽤 유명한 유튜버가 

본인이 다녀온 나라에서 위험한 일을 겪었던 썰을 푸는 영상이 꽤 인기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인스방파(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는 여자 혼자 가면 위험하다고 한다.

어떤 글에서 인도인과 결혼한 한국인이 인도 문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도인들이 다가올 수 있도록 틈을 주라고 했었나?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여튼 그 사람의 취지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라는 뜻이었는데, 거기에 또 일부 댓글들이 뾰족하게 달린 것을 봤다. 


인도, 흔히 말하는 강간의 나라...

그곳은 마치 혼자 가기만 해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맞지만 틀리고 틀리지만 맞다.

여자 혼자 인도에서 한달 반을 여행했지만 위험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전한 나라라는 건 아니다.

모잠비크를 여행할 때 길을 잘못 들어서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지난 적이 있다.

뭔가 스산하다 싶긴 했는데 (다행히) 아무 일이 없었고 나중에 알고보니 웬만하면 피해 가라는 우범지역이었다. 

우범지역도 별 거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절대 아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안전해서 인기 있다는 말레이시아, 그것도 대도시인 쿠알라룸푸르에서 

나는 강도를 당해서 가방을 통째로 털리고 다리에 깊은 흉터까지 남았다. 

말레이시아는 무조건 위험한 나라인가?

나에게는 그렇다. 

나에게 말레이시아는 

다른 사람의 인도나 스리랑카보다 백배는 위험해서 최악의 나라이다. 

...개인의 경험차이라고 생각한다.

그 유투버에게는 

너무 기분 나쁜 일을 당했던 스리랑카가 굉장히 위험한 나라라고 느껴져서 

다른 사람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상을 올렸을텐데,

스리랑카를 다녀온지 한달 정도가 된 시점에서 그 영상을 봐버린 나는 

나의 사랑스러운 나라 리스트에 오른 스리랑카를 위험하다고 말하는 유투버가 괜히 얄미웠던 거다. 

나는 아무 일도 당하지 않았는데! 안전하기만 하던데! 사람들도 다 친절하던데! 저 사람 왜 저렇게 오바야, 하는 생각에 객관적인 판단력을 잃었던 것 같다. 


오래전 터키 배낭여행을 하던 중에 한국인 언니들을 만나 네명이 함께 다녔던 적이 있다. 

작은 동네를 구경하는데 수상한 남자가 자꾸 따라와서 안되겠다 싶어서 대충 둘러보고 그냥 미니버스같은 차에 탔다. 아직 출발시간이 되지 않아서 다들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남자도 더이상 보이지 않길래 잠깐 저 앞에서 팔찌를 구경하고 오겠다니까 일행들은 위험하다며 나를 말렸었다. 

..너무 짜증이 났다.

코앞에 보이는 노점상이고 사람들도 이렇게 많은데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나봤자 뭘 하겠냐며 툴툴대는 나에게 한 언니가 냉정하게 조언했었다.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누군가 너를 당연히 도와줄거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어차피 여기는 타지이고 너는 이방인이기 때문에, 무슨일이 생겼을 때 그들이 네 편을 안 들어줄 수도 있을거라고.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그 나라의 위험도를 느끼는 것은 개인의 경험차이일 수 있겠지만

세상에 안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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