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만 보는 사람들에게
최근에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SNS를 하다보니 음식의 맛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이 얼마나 맛있게 보이느냐였다.
그러다 하나의 진리를 알게 되었는데,
그릇이 예쁘면 어떤 음식이든 사진이예쁘게 찍힌다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어떤 그릇을 사용했는지부터 확인하게 되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야
예쁘게 나올지 고민하며 사진을 찍었다.
어느새 음식의 맛보다는
그 음식이 어떤 그릇에 담겼는지,
남들의 눈에 예뻐보이는지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SNS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모두 그릇에 관련된 것들이다. 이 사람은 어떤 집에 사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생활을 하는지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진다. 그 그릇에 무엇이 담겼는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그릇을 가졌는지, 어떻게 보이는 지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예쁜 그릇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예쁜 그릇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멋진 내용물이 담긴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세상은 담긴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단지 그릇에 집중한다. 그릇이 비루하면
그 안에 담긴 음식을 쳐다보지 않는다.
그래서 투박한 그릇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게 값비싸고 귀한 것이 담겨 있지만
그것을 담은 그릇이 투박하다고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진들이 SNS의 네모난 화면 밖으로 나오게 된다면? 눈 앞에 멋진 그릇과 초라한 그릇에 담긴 음식이 있다면 어떨까?
그릇과 상관없이
맛있는 음식이 금세 동이 날 것이다.
결국 진짜는 중요한 순간에 빛이 나게 되어있다.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남들이 나를 어떤 그릇으로 평가하는지에 신경쓰다가, 내가 가진 멋진 것들을 다 버려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내가 가진 것은 내 생각보다 더 가치있다.
내가 담은 귀하고 값진 것을 바라보자.
그릇이 별로라고 투덜대지 말고,
그릇을 치장하느라 시간을 버리지 말고,
나를 찾아줄 손님에게 대접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데 집중하자. 결국 그 음식을 다시 찾게 하는 데에는 그릇보다 음식 맛이 더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