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생활에서 느끼는 공허함
지역본부 발령이 난지도 1년이 넘어 1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20대때 대학생활, 전방에서의 장교 생활 등으로 "나홀로 집에" 생활이 어렵지 않고,
주변인들은 자유, 해방이라는 단어로 나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사실은 나도, 집에 남아있을 아내와 아들녀석이 나 없이 잘 지낼까? 라는 걱정만 했을 뿐이지, 정작 나에 대해서는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라는 사람을 스스로 평가했을때, 규칙적인 생활이 몸이 밴 사람, 자기 관리가 되는 사람, 의식주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평일 회사생활을 제외하고는 주말에 식사 뿐만아니라, 청소, 빨래 등등 집안일을 대부분 도맡아서 했고, 아들녀석의 학원 라이딩까지 담당했었다.
그래서 홀로 자기일도 하고,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아내를 걱정하고 실제 내 걱정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홀로 계시는 어머니한테 자주 못찾아 뵙는것이 나의 걱정거리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객지생활은 내가 생각하는대로 쉽지 않았다.
일에 특성상 운전을 많이하고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일주일에 3일이상이 외부 술자리였고, 돌아오면 반시체가 되서 잠자기 바쁘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사무실로 가야하는 일상에 지쳐가고 있었다.
매주는 아니지만 주말에 다시 서울에 상경해야 했기 때문에,
갈수록 피로는 쌓여만 갔다.
또한, 회사 숙소인 오피스텔에 퇴근하고 홀로 들어가면 20대때 못느꼈던 공허함이 있었고,
웃으면서 반겨주던 가족이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원래 식사를 잘 챙기던 습관이 있어서, 잘 챙긴다고 생각을 하더라도, 저녁에 혼자 먹는 밥도 적응이 쉽지 않았다.
체중도 집에 있을때보다 5kg 이상 빠졌다.
이렇게만 있을수가 없어서, 평일에 운동을 거의 못하지만, 집에 올라가거나 아니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러닝과 턱걸이 같은 기본적인 운동을 매주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
달리기를 제일 싫어했던 내가 지금은 매주 한번은 10KM 완주를 하고 있다.
살기위한 노력이라고 할까.
그리고 홀로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연극, 미술관, 도서관, 서점 등을 간다든지, 아니면 유명 사찰이나 산에 오르면서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주말에 혼자 있는 날이면, 외부에 나가서 정신없이 활동을 하다보면,
홀로 남아 있느 공허함은 많이 사라지게 된다.
객지 생활을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지만, 가족과 떨어져 있는 공허함이 크다. 하지만, 그 공허함을 다른 나만의 시간으로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이 시간이 나의 자아를 깨우고, 앞으로의 나를 위해 쓰일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