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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이 Oct 27. 2020

나의 창업이야기

2. 준비, 그리고 현실(1)

‘고정비용은 정말 무섭다, 차갑게 나의 목을 조여 온다’

창업 준비할 때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 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과연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에 대한 막연한 고민만 하곤 했었는데 열심히 발품을 팔고 노력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세종시와 대전시의 번화가들 안 돌아다닌 곳 없이 구석구석 다 돌아다니며 월세 금액도 체크하고 직접 현장에 가서 유동인구도 꼼꼼하게 점검하곤 했었다. 그 당시엔 월세 5~60만 원 선에서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시세는 나의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정말 싼 곳은 8~90만 원 선이었으나 목이 좋지 않았고 조금 좋다고 생각되는 자리는 200만 원 가까이했었기에 차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막상 생각과 다르게 가게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머리가 아파왔다. 과연 가격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목이 안 좋더라도 가격을 맞춰서 들어가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세종시에 가게를 구하면서, 우리나라의 임대료가 정말 비싸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애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정부지원도 고민을 했었는데 마침 장애인기업 임대료 지원사업이 있기에 검색을 해보았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전세보증금만 지원을 해줬기에 너무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가게들을 찾아봤으나 보통 1층에 있는 점포는 전세를 내놓지 않았고 그 외에도 점포 임대를 전세로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적당한 위치에 105만 원 선에서 계약을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월세에는 부가세가 별도로 포함된다는 점. 실제 내가 내야 했던 월세는 115만 원 선이었던 것이다. 물론 보통의 임대인들은 렌털 프리 기간(월세 무료)을 3~4개월 정도 주기 때문에 조금의 위안을 얻긴 했었다. 하지만 아무도 월세에 부가세가 별도로 붙는다는 사실을 얘기해주지 않았기에 계획 예산 이상의 비용을 고정비용으로 지출해야만 했다.


가게를 얻기 전에는 고정비용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다. 매달 100만 원이 넘는 돈이 꾸준히 빠져나가야 한다라는 점은 정말 무서웠다. 그걸 메꾸기 위해서는 막연하게도 고정비용의 세 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막막함이 있었다. 관리비 10만 원까지 포함하면 대략 한 달에 300만 원을 넘게 벌어야 하는데 그 외의 재료비 등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당시엔 그 막막함을 뚫어내고자 열심히 분주하게 달렸다. 가게 디자인도 명함도 최대한 시안을 미리 구상해 저렴하게 만들었고 예전에 알던 꽃집 사장님에게 안 쓰는 소품들을 발품을 팔아 서울까지 가서 구해오기도 했었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준비를 마치게 되었다.(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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