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에 품었던 꿈을 펼치는 순간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는 창업가’
요즘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드라마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한때 창업을 했던 내 마음 깊은 곳의 기억을 다시금 끌어 오르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꽃집은 스타트업이라기보다는 자영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창업이야기에 나름 스타트업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바꾼 유명한 구글, 페이스북 같은 스타트업도, 그리고 나의 창업도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첫 사회생활은 디자이너였다. 남들처럼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나름 인정도 받고 승진을 앞둔 시기기도 했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창업을 준비하는 팀에 입사하였고 꽃을 배우게 되었다. 그 당시는 직원이었지만, 나만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꽃집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흔히 창업을 하면 끊임없이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고 전화할 일도 많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에게는 어려운 영역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애초부터 그런 도전들을 즐기는 편이었고 청각장애인도 1인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창업이 주는 장점은 온전히 나만의 것을 가질 수 있고 내 주관대로 꾸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크게 힘든 점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어디서 가게를 오픈할 것인지, 가게 이름은, 가게 인테리어는, 사업자를 내는 법은? 꽃의 수급은? 처리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돈도 많이 들고 투자한 만큼 수익을 회수하고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 건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나의 꿈이었기에, 또한 청각장애인도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일을 만들고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8년 초, 내 삶에서 정말 바빴던 시기였다.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에 결혼 준비와 창업 준비를 동시에 해나가며 정신없던 와중에도 새벽까지 열정을 쏟았다. 꿈을 좇아 시작한 창업이야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에 부딪히는데(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