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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r 19. 2023

Kings of Convenience 내한 공연 후기

다정함이 전부다. 언어로 치유하는 편리왕 마법사.

애플뮤직 아티스트 이미지


Kings Of Convenience 킹스오브 컨비니언스가 7년 만에 내한했다.




(좌) 공연장 Yes24 라이브홀           (우) Live in Seoul 공연포스터



공연 시작 바로 직전, 저녁 8시


한마음으로 뭉친 수백 명의 관중이 기다리는

이 따뜻한 공기를 사랑한다.

기대에 찬 침묵.

곧 볼 수 있다는 기대에 찬 고요.

Kings of Convenience가 무대에 들어서기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영롱한 눈빛들.




안녕하세요!
We
are
Kings Of Convenience!

   Are you ready?


그렇게 첫 곡이 환호성과 함께 시작되었다.


12년 만에 나왔던 ' Peace or Love ' 신보 앨범이 나왔을 때 너무 반가웠다.

Misread로 처음 킹스오브 컨비니언스를 알게 되었는데,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로 사서 대문에 걸었던 곡이다.


Setlist

총 19곡. 플레이리스트로 담아두었다.


둘의 마주하는 인트로 하모니는
아름다운 조각품 같다.
언어로 치유하는
어쿠스틱 마술사가 있다면
바로 이들일 것이다.

photo by @jun_miguel_lee


서로 마주하고 시선은 기타에 두며

기타로 하모니를 맞추면서 시작한다.

그들만의 아름다운 인트로 의식처럼.


수십 년을 함께 음악으로 함께 해 온 두 사람이 내비치어주는 아름다운 정체성이 드러나는 따뜻한 교감의 클리셰일지도 모르겠다.

오랜 세월, 어떻게 이렇게 맑은 느낌을 한결같이 들려줄 수 있는 걸까?


photo by @jun_miguel_lee


음악은 여러 형상으로 위안을 준다.

언어로 치유하는 어쿠스틱 마술사가 있다면 바로 이분들일 것이다.

KOC의 강점은 바로 작사. 글. 스토리에 있다.


인생에 흐르는 사랑과 철학을 편하게 다정하게 읊조리는 언어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가사로 위로받은 사람들이 KOC의 팬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언어로 사근사근 만져주는 힐링 테라피랄까?


글로 나직하게 쓸법한 이야기를

깔끔한 영어 발음으로

느리게

고요하게

어쿠스틱 사운드에 담아서 담백하게 그들의 진심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한다.


전하는 음악의 방식은 강요하지 않는 어쿠스틱의 편안함에 있다.

그래서 감상자들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가사와 음악을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 같다.



조금은 더 한 발 먼저 겪어봤던

조금은 더 파고를 경험해 봤던

다정한 친구가

다정한 선배가

다정하게 진솔하게 전하는 서사에 마음은 움직인다.


강요하지 않는 방식으로

요구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렇게.


내가 힘들 때 제일 위로받았던 곡은 Love is a lonely thing이었다.


이 공연에 오시는 분들은 다정한 어쿠스틱 음악언어를 좋아하는 영혼이지 않을까?

공연장에 갈 때마다 관객들이 한마음으로 사랑하는 화합의 지점, 아티스트를 따라가는 묘한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특정 지향성이 강할수록 공감하는 공기의 결은 짙어진다. 그걸 느끼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



공연 후 인증샷! 나 저~~ 어기ㅎㅎㅎ 킹스오브 컨비니언스 공식인스타그램



오늘,

얼랜드가 관객들에게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 있었다!!

노래가 전하는 서사에 맞춰 호응해 줬으면 하는 팬들의 사운드가 명확했다는 거다!


어떤 곡은 박수로 (박수도 곡마다 다양한 비트로, 강약까지 지정해서 ㅎㅎ )

어떤 곡은 침묵으로

어떤 곡은 핑거 스냅으로 ( 박수는 절대 노노라며.. 이 역시 몇 박에 치는 것까지도 곡마다 달랐음 )

어떤 곡은 제자리 점핑으로

어떤 곡은 부끄러워하지 않을 큰 목소리를 담은 가사로

어떤 곡은 조명을 꺼달라는 요청까지.


관객 사운드 디렉터 얼랜드!! 였다.







공연을 보러 가는 길, 포크 방식의 곡들을 라이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궁금했다.


첫째, 사운드 엔지니어링

역시 현장 사운드는 음원과는 다르다.

팬들도 각자 평소 즐기는 스피커의 종류마다, 주변의 환경들마다 다 다른 사운드로 감상을 할 것이다.

공연에서는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흡입력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엔지니어의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악기를 많이 담지 않는 이들의 음악은

기타와 보컬만으로 깊고 진한 전달 방식의 사운드를 만들어주셨다.

따뜻하고 깊게 잘 품어주는 사운드.

음원보다 훨씬 청량하며 깊은 전달력을 만들어주신 엔지니어님, 감사합니다.


공연 후 무대모습


둘째, 드럼과 베이스로 만든 Band set

멕시코의 세션 멤버들이 참여했다. 음원에선 듣기 힘든 드럼과 베이스는 사람들을 점핑하게 하고 (무려 포크 어쿠스틱곡을) 목청껏 소리 지를 수 있게 했으며, 몸을 리듬에 맞춰 더 많이 흔들 수 있는 신남을 선물했다.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종착점이라던 오늘.

앙코르곡을 무려 4곡이나 들려주시며 2시간여의 공연이 끝이 났다.




공연 후 무대모습. 연주했던 기타들.


공연의 백미는 역시 이거지.


공연 후 무대를 찍는 것,

그리고 혼자 오신 분들의 사진을 다각도로 담아 드리는 것.

그리고 굿즈.


사진을 찍어달라며 내게 다가오는 발걸음,

혹은 찍어드릴까요? 하며 절로 건네지는 내 손길도 너무 익숙하다.

도를 아냐고 묻는 사람도, 직업이 혹시 뫄뫄 아니냐며 묻는 사람도, 길을 아냐고 묻는 사람도, 그냥 다 익숙해...





난 Vinyl로 4집 Peace of Love를 샀다.

굿즈를 사려고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집에 가는 전철 안에서 지금의 기분이 날아갈까 떠오르는 생각과 생생한 순간들을 메모장에 일기처럼 담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참으로 따뜻하고 다정한 Yes24라이브 홀이었다.



킹스오브 컨비니언스 공식인스타그램


사랑합니다.
킹스오브 컨비니언스 :)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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