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 풀꽃이 되는 마음
선유도공원 근처 한강공원엔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풍경이 있다.
세월이 비껴가는 여유로움이 흐른달까.
시대의 대세에 맞지 않는 것들도
편히 숨 쉴 수 있게 품어주는 마음 같은 거?
봄의 문이 열렸다.
꿈틀꿈틀 봄의 에너지는
나무 끝에 노란빛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나 여기 있노라고.
나 이렇게 봄을 준비하고 있노라고.
봄기운은 그렇게 흙으로부터 시작하여
뿌리에서 나뭇가지 끝까지 도달하여
노란 결로 자글자글 들릴 듯 말 듯
봄의 소리를 뿜어낸다.
그 기세로 곧 연둣빛 새싹들을 만들어 낼 테지.
세상 각각의 꽃들은 자신만의 때를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곳으로 때맞춰 찾아간 영혼만이
그 꽃의 만개한 전부를 만날 수 있다.
반면 들풀이나 풀꽃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온 땅을 품으며
이미 자유롭게 초록빛 봄을 도처에 움터냈다.
천지만물을 너그럽게 사랑하는 마음처럼.
제일 먼저 봄을 찾아가 드러내 주었고,
이 계절에 오랜 시간 동안
가장 넓디넓게 퍼져 있을 거다.
그렇게 여름을 연결할 테지.
글과 음악, 아름다운 풍경과 작품들이
혼자만의 독백 속에 있는 시간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결국엔
세상 만물 영혼들이 뿜고 있는 향기의 실타래가
타인과의 소통으로 이어진 삶이 될 때에
인생은 더 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순간들을 만드는 것 같다.
불완전함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풍경 안에 사람이 있을 때
더 아름답단 생각을 하게 된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에 앵글을 대고 기다리다가
그 안에 사람들이 들어오면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더 깊이 빛난다.
그 이유는 바로 거기, 사람에게 있다.
오늘 아침,
사랑하는 이 공간을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봄의 움틈을 느껴본다.
Chad Lawson - I wrote you a song.
https://youtube.com/watch?v=2BKQVwHXXJE&feature=shares
당시 찍은 영상컷을 봐가면서 음원들을 들으며 느낌에 맞는 곡으로 선곡했고
글을 올리면서 뮤비를 처음 봤는데,
Chad Lawson의 시선이 내 마음과 완벽히 닿은 느낌이라 놀랐다.
곡에서 느껴지는 심상이 이미지로 잘 구현된 영상은 더 깊은 마음으로 가닿는다.
Chad Lawson이 평소에 보여주는 언행이 와닿는다.
뭐라 설명할 순 없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어떤 깨달음에 가서 닿은 아티스트들의 눈빛은 다르다. 깊이 고요하다.
깨달음이란 음악을 잘하는 경지나 그 누구에게나 존경받을만한 업적을 쟁취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향한 길,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을 깊이 알고
요란스럽지 않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가는 사람.
그러면 결국 자연스럽게 어떤 경지에 다다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