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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pr 06. 2023

비 오는 날, 내가 듣고 싶은 플레이리스트

플레이리스트도 일기처럼


며칠 봄비가 내리네요.


비 온 뒤 숲 속 산책을 제일 좋아합니다.

비가 멈춰서 걷기에 적당한, 많이 축축하지 않은 흙,

빗물이 충분히 스며들어 흙냄새가 올라오고,

나뭇잎이 뿜어내는 향기까지 다 어우러진

그런 숲향기를 제일 좋아해요.

그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면 내가 깨끗해지는 기분.


이제 연둣빛 잎사귀들이 쭉쭉 씩씩하게 나오겠어요.

이래야 봄이죠.

벚꽃이 만발한 순간을 볼 때도 봄이지만

그 순간을 누리지 못하면 봄을 못 보나 싶은 급한 마음에 쫓기는 건 싫더라고요.

어린 연둣빛 아가잎들이 나오는 순간이 제겐 봄입니다.

야들야들하고 촉촉한 작디작은 잎을 조심스레 만지는 순간.

빗물을 먹었으니 이제 더 씩씩하게 쭉쭉 초록잎으로 나오겠죠?








오늘, 지금, 내가 듣고 싶은 플레이리스트



비 오는 날엔 우수에 젖기 좋지만

일순간 무거움이 다가올 때 가라앉는 음악을 들으면 더 가라앉게 되는 것 같아요.

어느 날은 그 가라앉음이 좋아서 일부러 더 무거운 음악을 듣는 날도 있고

어느 날은 그 가라앉음이 불편해서 우중산책하며 빗소리만 듣는 날도 있고

어느 날은 그 가라앉음과 적당히 침잠하고 싶어서 미들톤의 음악을 듣는 날도 있는 것 같아요.


네, 전 오늘은 미들톤입니다.

음악들도 일기처럼 그날에, 그 순간에만 누리고 싶은 곡들이 있어요.


오늘은 그냥

적당히 가벼운 리듬,

무겁지 않으면서도 애수 있는 선율,

퍼지는 색채감,

그루브 있는 보컬

감성적인 무드

빗소리 따라 흘려보낼 수 있는 소리의 결을 따라 골랐습니다.


내가 듣고 싶어서 올리는 플레이리스트

함께 들어보실까요 :)




1. Green Tea Farm - Hiromi


https://youtu.be/5sXxTJGGaj0





2. Seasons - Wave to Earth


https://youtu.be/CnVVjLOGVoY




3. Movie - Tom Misch


https://youtu.be/DUzEYcR2VtM



4. You never visit me - Masego


https://youtu.be/p5e3JG8S1Js




5. Don't matter - 리디아 리


https://youtu.be/1GI0dl3C6x8




6. 어떻게 지내 - 크러쉬


https://youtu.be/FNnYIIdTBhQ




7. Die for you - Joji


https://youtu.be/d4EcEtgIB_g



8. Deep Green - Christian Kuria


https://youtu.be/AkM-BgOpE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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