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겹쯤 되는 크루아상처럼 말이야.
맥북이 터졌다.
며칠 전 오인페도 퍽! 소리 나면서 터졌지.
SSD도 꽉꽉 들어찼고.
컨탁 메모리창은 빨간불.
무이자할부가 겹겹이 들어찬
120겹 페스츄리 같은 바삭하고 버터의 진한 풍미 있는 밀도의 결제예정금액을 떠올려봤다가
잠시 작두탄 작곡가라도 된 것처럼 꿈에 들어찬 장바구니를 아련히 바라보며
결제를 잠시 미루고 노트북을 덮었다.
봄의 달달함을 가져와 본다.
좋아하는 공원에 갔다.
연두연두해진 잎들을 보니
마음이 다소 부드러워진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퍼진다.
내 생각, 기분과 상관없이
봄이 소생하는 이런 계절감 앞에선
무거운 감정 따위 속수무책으로 잠시 밀려나버린다.
기분 좋게도.
내 봄의 시그널 같은 연두연두한 잎들을 보니 정말 그렇다.
따뜻한 봄의 체온이 몸에 감도는 게 느껴진다.
그 순간의 느낌을 카펜터스의 Close To You로 담았다.
https://www.instagram.com/reel/Cqz4ZVSB9GC/?utm_source=ig_web_copy_link
그래서 자꾸 걷는다.
걸어야 한다.
자기 합리화하지 않고,
인지부조화를 날리는 건 세상과 함께 있을 때 가능하다.
괜찮다.
봄이니까.
내 마음이 겨울이라도.
세상은 이미 봄이니까.
그러니 이런 음악에 잠시 날 맡기고
연두연두한 봄을 느껴도 괜찮다.
진한 초록색이 되기 전에 어서!!
오늘은 산책 길 끝에
동네 단골 베이커리에 가서 물어야겠다.
" 사장님, 이 크루아상은 몇 겹이에요?"
파사삭 베어 물어 먹어버리고 싶다.
크루아상 말고
결제예정금액을..
1. Close To You - Carpenters
2. Para Machuchar Meu Coracao - Stan Getz · João Gilberto · Antonio Carlos Jobim
3. Smile - Nat King Cole
4. Bahia com H - Joan Chamorro & Marcal Perramon(Feat. Alba Armengou )
5. 당신의 마음 - 원사임
6. Quando, Quando, Quando (with Nelly Furtado) - Michael Bublé
7. 네가 종일 내려(with 선우정아) - 이상순
8. Leave the Door Open - Bruno Mars, Anderson .Paak & Silk So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