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송 늪에 빠진 올드팝 플레이리스트
어린이날을 맞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관람했습니다.
아이들도, 슈퍼 마리오 게임을 오랫동안 즐겨왔던 어른들도 모두 함께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오케스트레이션을 실제 녹음한 OST사운드가 인상적이었는데, 어린이날 당일 관람객 연령층을 배려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스피커 음향이 다른 영화들에 비해 낮아서 아쉬웠던 것만 제외하고는 재밌게 관람했어요. 짜임새 있는 연출이 좋았습니다.
전, 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단 하나의 노래였습니다.
극 중 쿠파가 부른 '피치 Peaches'
영화배우 잭블랙이 극 중 쿠파의 더빙을 맡았고, 노래도 직접 불렀어요.
작곡가가 이 곡을 넘겼을 때 잭블랙이 내 스타일로 편곡해도 되냐고 해서 다시 그의 스타일로 불렀다고 합니다.
" 피치~ 피치~ 피치~ 피치~ "
피치공주에 대한 마음을 절절하게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쿠파가, 순간 아티스트로 보였습니다.
아.. 이때부터였나 봐요.
급기야 집에 오는 길에 이 영상을 보고야 맙니다.
아... 잭블랙. 당신이란 사람 대체...
이때부터 머릿속에서 수능 금지송처럼 자동재생되기 시작합니다. 중독성 있네요. 막내 아이가 너무 재밌어해서(부인하고 싶지만, 저도요..) 예전에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영상을 보여줬더니 완전 더 꽂혀버렸습니다.
https://youtu.be/xJXJWGuCXHk?t=865
잭블랙이 케이팝을 들으며 바로 따라 부르는 장면 링크인데요. 처음 듣는 곡인데도 맛을 살려서 표현하는 능력이 압권입니다. 쿠파 곡을 편곡할 만한 아티스트 맞습니다!
잭블랙 음성이 슬슬 제 안에서 피어올랐습니다. 독한 위스키 한 모금을 위트 있게 품은 듯, 아재소울 한 스푼 담긴 올드팝 사랑의 세레나데 곡들이 무슨 고구마 줄기 캐듯 쑥쑥 떠오르더라고요.
아.... 안 되겠습니다.
잭블랙에 항복하며 그의 음성이 불러다 준 제 안의 음악들로 환대해야겠다고..
함께 싱얼롱~하며 한바탕 즐기고 나면 내 안에서 잭블랙의 피치송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요?
잭 블랙에 의한, 잭블랙을 위한, 잭블랙의 파티.
대차게 끌어올려 풀어봅니다.
아재감성 올드팝 사랑의 세레나데 시작합니다.
플레이 온!
컴온~ 쿠파 & 잭 블랙.
잭블랙에게 묻고 싶어요.
편곡할 때 이 곡 떠올렸느냐고..
" Absolutely! "라고 답하면 하이파이브 챡!! 손뼉 치고 싶은 마음요... (아.. 제 안의 아재력이 점점....)
조 쿠커는 저희 아빠가 매우 즐겨 들으셨던 가수입니다. 특히 라이브앨범을 자주 들으셨어요. 그냥 자동으로 떠오르는 조 쿠커의 음성이 잭 블랙과 딱~ 맞춘 듯 연결됩니다.
단추 한두 개쯤 풀어헤친 엘비스도 빠질 수 없죠.
스티비 원더는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예요. Isn't she lovely,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Lately, Sir Duke... 정말 좋은 곡들이 많지만, 오늘은 낚시에서 건지듯 딱 이 곡만 떠오릅니다.
이 노래라고 왜 안 나오겠나요. 영상 속 관객들도 Put your hands up~ 하고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빌리조엘이 안 나올 수 없습니다. 이젠 제가 빌리 조엘이 된듯한 기분이 드는군요. 앗. 옆에 잭 블랙도 함께 부르고 있네요 ㅎㅎㅎㅎ
다들 함께 따라 부르고 계시지 않나요? 솔직히 이쯤 되면요. (세대 차이 제외하고) 안 부르고 계시면 너무 정 없습니다. 떼창 할 때 " 낫싱스 고너 체인지 마이 럽 포유~ " 이 부분 목소리만 제일 크잖아요 ㅎㅎㅎㅎ
오늘 대망의 마지막 곡입니다. 이 곡 정말 좋아해요. 전 잭블랙의 어깨를 제 어깨로 툭툭 치고, 잭블랙도 툭툭 맞받아 치십니다. 눈 찡끗 신호를 보내며 손잡고 함께 부르고 있어요..
전 백 코러스를 부르고
Smile for me, won't you, baby
Forever you'll be on my mind
Drink with me won't you baby
We're gonna make it right this time
Ooh~~~
잭 블랙이 받습니다.
There's no one else like you
Anything you want, I'll do
Ellie, my love so sweet
Ellie, my love so sweet
오늘 제 항마력을 시험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래도 저 일단 문 닫고 뒤풀이를 잠시 더 가져야 할 것 같아요.
구독자 여러분 모두 남은 주말시간도 잘 보내시고요. 비가 오지만 제 아재감성 선곡으로 유쾌하게 한바탕 웃으셨으면 좋겠네요.
전 그럼 이만 뒤풀이 하러 다시 들어갑니다.
따라 들어오실 분?? 들어오세요. :)
잭 블랙 형님.. 회전목마 같은 중독성..
새로운 한 주가 오기 전까지 떠나보낼 수 있겠죠?
아....자신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