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면 - 김동률
시그널 음악 Marnie - When marnie was there OST
https://music.apple.com/kr/album/marnie/896588653?i=896588704
안녕하세요. 윤슬의 라디오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어요?
오늘은 한 주를 시작하며 함께 응원하고 싶은 마음으로 선곡했는데요.
지난 주말 산책하며 김동률 님의 신곡 황금가면을 듣다가 응원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흐르는 시그널 음악은 일본 애니메이션 《추억의 마니》OST에서 골라본 ‘마니 Marnie’ 테마곡입니다. ( 유튜브에 링크가 없는 관계로 애플뮤직링크로만 공유드려요. )
제가 정말 아끼는 곡입니다. 주로 많이 지쳐있을 때 처방약처럼 꺼내 듣습니다.
듣고 있으면 마치 내가 있는 그대로 완전히 수용되어 빛과 따뜻함으로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받는 기분이 들어요. 태어나기 이전 그 어느 때로 품어지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위안으로요.
각자 모두가 걷고 있는 길이 다르지만,
정말 힘든 고통을 마주하고 있는 순간이라면 응원하는 말과 음악조차도 사치 같아서 상처를 더 건드리기도 합니다. 내가 이런데 무슨 다짐이냐면서요. 혹은 의미 없이 먼지처럼 스쳐 지나갈 수도 있을 거고요.
들을 기력과 의지조차 없어 이 노래들이 무음으로 흐를지라도, 옆에 그냥 가만히 앉아 무한히 품는 마음으로 있고 싶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이 차마 전달되지 못하는 고통 속에 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를 만큼 흐르고 나면 한 번쯤은 고개를 들었을 때 곁에서 말없이 온화한 미소를 띠며 건넬 수 있는 위로, 함께 머무름 자체가 전부인 마음으로 다가가는 플레이리스트.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한 주를 응원합니다.
언제나 네 옆에서 힘이 돼 줄게 :)
오늘 너에게 아무도 말 안 해줬을까 봐 하는 말인데, 넌 특별해.
그 누구도 네게 그런 믿음을 주지 않았을까 봐 하는 말인데, 넌 특별해.
난 언제든 지금처럼 널 사랑할 거야.
우리 여전히 함께라니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
https://youtu.be/WCH8lSKBCm0?t=10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이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눈부신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모든 것이 무너져 있고 발 디딜 곳 하나 보이질 않아
까맣게 드리운 공기가 널 덮어 눈을 뜰 수 조차 없게 한대도 거기서 멈춰있지 마
그곳은 네 자리가 아냐 그대로 일어나 멀리 날아가기를
미생을 재밌게 보기도 했지만, 작년 처음으로 음원을 발매하던 날마다 듣게 된 곡이에요.
혼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이 곡이 들렸던 것 같습니다.
인생이 고달파서 지치고 힘들 때 하늘이 잿빛으로 보이고 미로에 갇힌 기분일 때
영혼의 깊은 잠을 떨치고 일어나요.
자신을 감추려 하면 삶은 더 어두워질 뿐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질 거야.
세상에 나가는 게 무서워 마음의 문을 닫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지내지 말아요.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펼쳐요. 눈부신 조명을 켜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뻗어봐요.
세상이 말하는 그 정답이 너무 어려워
아무리 애써도 사라지는 그 시절의 내 꿈들은 어디로 갔을까 당최
별도 아닌 무엇이 찌를 듯 날 관통할 때
뭔가 울컥 일렁이는 소용돌이
휘젓고 불끈 양 주먹을 쥐고 달려간다
가슴을 힘껏 젖힌다
빛바랜 낡은 가면이 잠자던 나를 깨운다
별에게 맹세코 절대
순간의 치기는 아니다
이렇게 태어난 거다
난 황금가면, 황금가면, 황금가면~
지난주 금요일 김동률의 신곡이 발표되었어요.
너무 좋았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뭐랄까..
황금가면이 반가웠던 이유 두 가지
김동률님이 4년만에 신곡을 내준 반가움입니다. 동률님은 목소리도 여전하십니다. 성대도 안 늙으시나봐요..
두 번째 이유는 오랜 공백을 깨고 낸 곡에서 자신의 틀을 한 번 더 깨고 부딪히며 이렇게까지 곡을 만들어 냈구나! 라는 거였어요.
대중이 원하고 기대하는 특정한 지점이 있는 대형아티스트가 한 곳에만 매몰될 때 무너져 가거나 안주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서서히 혼탁해지기 마련이듯, 아티스트의 본질을 벗어나는 것 같은 모습 말이죠.
‘황금가면’이라는 소재가 자칫 모험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동률식으로 훌륭하게 표현해 낸 것이 너무 멋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란 가수가 오래오래 음악을 하는 모습 자체가 너무 반갑고 좋기도 했고요.
늘 틀을 깨고 자신의 한계를 계속 부딪혀가며 오랫동안 창작하는 아티스트에게 관심이 갑니다. 아마도 저도 다소 늦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고, 소망하는 바도 맞닿아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번외로 주저리주저리 TMI 몇 개 남겨보며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이번 한 주도 힘찬 한 주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TMI 1.
역시 이번주도 선곡하다 보니 들려드리고 싶은 곡들, 또 내가 의미를 담아 듣고 싶은 곡들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공동화 작업관점에서 많이 덜어내려고, 또 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카모토가 말한 것처럼 유난히 결손감이 컸습니다. 그 마음은 다른 글로 별도로 다뤄야겠다는 생각의 발견으로 이어졌습니다.
각자의 취향이 달라 맞출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응원을 하겠다면 보다 많은 분들에게 공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놓치기 싫었던 나만의 한 끗도 넣으면서 저만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TMI 2. 황금가면이 반가웠던 이유 세 번째
편곡관점에서 가사의 '섬광'과 '서쪽하늘' 사운드.
빛이 다가오는 이미지를 소리로 확실하게 의도를 전달한 표현이 좋았습니다. 제목도 가사도 전달방식이 뮤지컬 넘버처럼 직접적이어서 그 사운드가 되게 반가웠어요.
내 귀를 믿어보자
음원 완성도 관점에 있어서 늘 음향적인 부분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작년 레코딩을 진행하며 녹음할 스튜디오를 정할 때 주위에 물어볼 데도 많이 없고, 묻는다 하더라도 각자의 상황과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조언과 추천에 매몰되면 더 헤맨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알아본 방법은, 내 귀에 좋게 들리는 음원들의 작업이 이뤄진 스튜디오를 역으로 찾는 것이었습니다.
각각의 소리 원본을 ‘수음’의 관점에서 제가 꼭 작업하고 싶던 스튜디오에서 황금가면이 레코딩 됐고, 레코딩 엔지니어님의 스튜디오 역시도 두 번째로 찾아놓은 곳이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제 귀를 더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게 돼서, 또 그 계기가 김동률 님의 곡에서 발견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수음'에 자신있어 하셨던 대표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어요. 언젠간 꼭 스튜디오와도 작업할 수 있기를!
tmi까지 들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