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의 라디오
안녕하세요.
두 번째 캐럴을 들려드릴 윤슬의 라디오입니다.
고요하고 편안하게 마음과 몸을 다독여 주는 마음으로 선곡했어요. 거실에 벽난로를 떼며 살아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하지만 벽난로 앞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도란도란 얘기하고 차분한 음악을 들으며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서 포근한 담요를 덮은 채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늘 떠올라요. 노랗고 은은하게 퍼지는 빛, 타닥타닥 나무 타들어가는 소리를 듣고 보며 고요한 편안함을 느끼는 것. 보고 자란 영화들에서 접했던 정서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youtu.be/ibOSa1K4QE0?si=8BE3TQcanRN2mtah
https://youtu.be/9JTuEQxYsnU?si=nPIQCUhb1cRCy4Iu
마리나 바라노바의 피아노 솔로 연주입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절로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립니다. Carol of the Bells가 가진 쓸쓸한 정서를 잃지 않으면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움을 더했어요.
https://youtu.be/hKoMfNC4fl0?si=mgbWk1Di1QeS9NWx
(Arr. for Cello by Stéphane Gassot)
첼로로 들어보는 O Christmas Tree입니다. 가을겨울엔 깊은 애수를 느끼게 해 주는 악기 중 첼로만 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이 곡은 첫 선율이 울릴 때부터 서정적인 우아함으로 편안하게 마음을 사로잡은 곡입니다.
https://youtu.be/bkJX7bQo8bE?si=P1qjxXAxfNMhrb12
로페이, 아니 뢰이베이의 신곡에서 가져왔습니다. 아일랜드식 발음으로 뢰이베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녀의 음악을 접한 것이 두 해 정도 되었고 꾸준히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던 매력이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올해엔 애플뮤직 재즈장르를 대표하는 얼굴이 되었고, 내년 초에 있는 그래미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그녀가 재즈계에 기여한 공은, 재즈를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저변을 확대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크나큰 선물이 되었을 거라 확신합니다. 재즈가 죽었다, 사라졌다고 말하는 시대에 그녀의 존재가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대중이 외면하는 정통성도 결국엔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지점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뢰이베이는 그런 거창한 목적을 위해 음악을 하는 건 아닐겁니다. 그 이유는 그녀를 보면, 그저 다 알 수가 있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사랑을 편하게 즐기는 모습으로 온전히 빛나면 어떤 식으로도 세상에 그 사람만의 빛이 난다는 것을요.
https://youtu.be/0Z6JCVLpgw4?si=KwowPFY_guR0KH6r
(Live At The Crescendo Club, Hollywood, CA / December 15, 1954)
멜 토메의 곡으로 이어서 흐르니 너무 좋네요. 말이 필요 없는 존재죠. 오늘은 음원이 아니라 라이브버전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다소 뒤로 물러나있는 악기들, 가까이 잡힌 마이크로 울리는 멜 토르메만의 목소리, 빈티지하고 드라이한 사운드가 주는 이 장소로 간 기분이 듭니다. 정식음원보다 라이브버전이 훨씬 편안하게 와닿습니다.
https://youtu.be/Qr3psBCjzBM?si=whh4DE9EWiKRbS3-
파울 토니 람버트가 부드러운 피아노로 들려주는 웸의 라스트 크리스마스입니다. 이 곡을 어쩌면 이렇게 부드럽게 잘 만들었을까요? 피아노를 원곡 못지않게 리드미컬하게 유지하면서도 따뜻한 피아노의 색채감연출에 마음을 많이 담아낸 것 같아요. 그런 매력이 충분한 곡입니다. 람버트는 독일출신 피아니스트인데 항상 사르데나 가면을 쓰고 공연을 한다고 해요. 아티스트 이미지로 보니 정말 그..그렇네요. 이런 가면을 쓰고 이런 곡을? ^^
https://youtu.be/vOc1p_3zqFc?si=v0GJOggytdKBxqFd
with Frank Chastenier · Christian von Kaphengst
틸브뢰너의 트럼펫으로 들어보는 캐럴입니다. 작년에 출시된 앨범인데, 이 앨범 역시 오래오래 사랑받게 될 거라 생각이 들더군요.
https://youtu.be/rjO2ZAKtFYM?si=s-6BC0tRlpiqbqCa
스탠다드재즈의 정석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재즈트리오 에디 히긴스 트리오의 캐럴입니다. 막내가 이런 스탠다드 풍의 재즈를 좋아하는데, 눈을 가늘게 뜨고 팔을 이리저리 훌라훌라 흔들며 씨익 웃으며 오롯이 즐겨요. 그래서 막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수시로 담는 플레이리스트 2개가 있습니다. 전 그런 감성을 좋아는 해도 깊이 즐기진 않는데 막내 덕분에 대중의 시선을 배우게 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소개해 드릴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어떤 재즈 아티스트는 엘리베이터 뮤직, 라운지 뮤직이라고 일컬어지는 상황에 분노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존재 자체가 큰 의미의 재즈를 더 다양하고 단단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대중관점의 기초발판으로서도 소중한 존재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결국 편안하고 즐겁게 들으며 즐기는 것이 대부분의 바람일 겁니다. 편안한 재즈도, 깊고 어려운 재즈도 모두 다 소중합니다.
https://youtu.be/5zBhodKFAFE?si=isiM7p7g9x2fp7lK
(Arr. for Solo Violin and Strings)
다니엘 호프의 바이올린 솔로와, 취리히 캄머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따뜻하고 편안하게 감싸줍니다. 다니엘 호프는 코로나 시국 첫 해에 자택 거실에서 여러 연주자들을 초대해 함께 연주하고 유튜브로 함께 음악을 나눴던 적이 있었어요. 갇혀있는 답답한 현실에 힘들었던 그 때, 가뭄의 단비처럼 찾아와 참 고마웠던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Ld7n9ZaFGks?si=nt5L91OWJGnrusur
알렉시스 프렌치의 피아노 연주입니다. 지난 캐럴의 첫곡이었는데, 오늘은 마지막곡으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차분하고 고요해지는 기분입니다.
11월말 어느 날 캐럴 이야기를 주고받은 대화의 일부입니다. 애플 뮤직을 구독하고 계셨으면 링크를 드렸을 텐데, 유튜브뮤직을 구독 중인 상황이셔서.. 저 답변이 잊히지 않고 계속 제 안에서 울리더라고요.
' 아.. 링크 하나로 쭉 이어서 들려주고 싶다..' 저 대답을 붙들고 새롭게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맘으로 시작하여 요즘 새롭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어요. 처음이라 그렇지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라 믿으며 틈날 때마다, 아니 틈을 만들어서 조금씩 맨땅에 헤딩하며.. 이것저것 해보고 있습니다. 요즘 그것이 저의 치유이기도 하네요.
사실 오늘 짜잔! 하고 소개해드리고 싶었는데 아직 보완할 것들이 있네요. 다음 캐럴시간엔 꼭 소개해 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오늘 들려드린 캐럴음악들이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을 고요하게 보내며 차분한 한 주를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