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 질 녘 산책길, 도심의 지평선 위로 태양이 지고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회색빛 구름과 하늘이 맞닿은 모습을 보며 마크 로스코의 벽화를 떠올렸다.
구름은 바람없는 잔잔한 파도의 물결이 되었고, 노란 하늘과 맞닿아 저 바다의 수평선이 되었다.
구름과 하늘의 존재는 분명 경계로 구분되지만 우리의 시선으로 담을 때 비로소 연결된다.
아름다웠다. 카메라로 결코 다 담아낼 수 없었지만 찰나의 기억을 렌즈로 붙들고 싶었다.
하늘, 구름, 태양, 숲.. 자연은 늘 항상 거기에 존재하면서도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바라볼 때마다 새롭다. 어쩜 매번 다른 모습을 하고 와선 우리에게 위안의 아름다움을 안겨 주는지.
그런 하늘을 바라보며 바라보았고, 걸으면서 걸어내었다.
그렇게 떠오른 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3악장 Adagio. 오늘의 일몰과 잘 어우러진다.
https://youtu.be/pUTPK34WbpQ?si=RNPa4hknOY31d4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