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무사히'만 빌어주면 될 것을
*이 글은 2017년 서른넷 어느 여름에 작성한 것입니다.
여행할 때 돌아갈 곳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산다는 게
얼마나 귀찮고 어려운 일인지 잘 이해한다.
특히 배낭여행하는 자들에게
짐이 늘어난다는 것은
맛집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미디어의 힘을 느낀 채 나오는 일보다
더 끔찍한 일이다.
무사히 돌아가기 위해 1, 2원까지 따지기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날, 어떤 길에서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나
엽서를 쓰거나 선물을 사는 순간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안다.
선물을 구한 다음에는 가뜩이나 작은 배낭 혹은 캐리어 어딘가에
그것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어야 하며
항공기 규정에 의해 짐의 총 중량까지 고려해야 하는
아주 귀찮고 번잡스런 단계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누군가가 여행을 떠날 때는
그저 ‘무사히’만 빌어주면 된다.
그래서 내가 너무 사랑하는 동생이
그것도 산티아고 순례 길에서
날 위해 엽서 한 장과 작은 그림을 구해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민망해하는 그녀에게 계속해서 이렇게 말해주었다.
“이건 너무 특별한데."
"너무 귀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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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