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두 개인 이유

by 변민아

*이 글은 2017년 서른넷 어느 여름에 작성한 것입니다.




직장을 다니다 수술을 한 적이 있다.

큰 수술은 아니었지만,

내 생애 첫 수술이었고 전신마취도 처음이었다.


마취가 풀려 고통이 날 덮친 그날 밤,

과연 나는 그것을 퇴색시킬 정도의 정신력이 있는 사람인가, 시험해본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계속해서 괜찮다고 되뇌었고 이 또한 지나갈 것, 시간이 나를 구할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수술대에 이르러서야

가장 두려운 순간에 그 누구도 나의 손을 잡아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수술대 위는 정말 외로운 곳이구나.


그 위에서 생을 마감하신 친할머니가 떠올라 눈물이 나는 걸 꾹 참았다.


순간, 나에게 두 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얼른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았다. 평소에 두 손을 맞잡을 때는 잘 몰랐는데,

나도 온기가 있는 존재임을 알았다.


마취에 들어가기 직전, ‘손이 두 개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몇 분간, 왼손을 포개고 있는 오른손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듣는 법을 잊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