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7년 서른넷 어느 여름에 작성한 것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내가 현재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 한 권으로 대변하겠다는 의지다. 독서는 세상으로 들어가겠다는 하나의 의지다. 한 사람의 서재를 보며 감동하는 이유는 거기에 꽂힌 책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읽은 자의 역사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능에 충실하느라 모든 생명력을 다 소진한,
지금도 내 마음에 집을 짓고 있는 그 존재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날,
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는 그녀의 서재를 보고
내가 알던 그녀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느꼈던 것이다.
독서는 삶에 대한 의지다. 그리고 글쓰기는 그보다 더 큰 의지다. 누군가의 삶을 대변해줄 책을 쓰고 짓고 만든다는 것. 그래서 그렇게 한 개인 개인의 역사를 구성해나가는 그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 창조적이다.
왜 내가 편집을 해야 하는가, 창작자의 검열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일을 하는 자(편집자와 같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거의 찾았다고 생각한다.
편집은 책을 상대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창조적이다.
애초부터 검열관이 아닌 것이다.
고로, 책은 의지다. 의지가 담긴 산물이다.
그러므로. 책은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