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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숫자 조합이냐고 묻지 마십쇼

by 유민아


이왕 2018년 이야기가 나왔으니, 짚고 넘어가야할 게 하나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눈물겨운 성적(~ing)이다. 2017년 가을 야구를 마지막으로 2018년부터 현재(2026년)까지 포스트 시즌을 단 한 차례도 못 가고 있다.


이 기간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야구를 요약하면 이렇다. 우선 시범경기에서 잘 한다. 새로온 외인들도 괜찮다는 소리가 들린다. 팬들에게 올해는 다르다는 부푼 기대감을 갖게 한다. 주변에서 봄데라 놀리는 소리가 들려도 귀를 닫는다. 봄데라는 소리가 나와서 말인데, 봄데라 놀리는 사람들은 야알못이다. 롯데가 봄에 잘해서 봄데인 줄 알아? 시범경기에 잘해서 봄데인거다! 롯데는 대개 봄부터 말아먹었다.


그렇게 봄에 N연패 기록을 세우며 올해도 틀렸다, 이 구단은 답이없다, 사직야구장 퇴마를 하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다 여름이 되면 이상하게 갑자기 도파민 도는 경기를 몇 차례 보여준다. 스윕은 못하지만위닝도 나름 자주한다. 그러면서 8~10위를 왔다갔다 하던 순위가 갑자기 6,7위를 오간다. 5위도 한 번씩 찍는다. 그렇게 올스타 브레이크가 지나면 기사들이 쏟아져나온다.


'롯데 가을야구 갈 확률 NN%'


희망 고문도 이런 희망고문이 없다. 그러나 이 퍼센터지는 9월에 다가갈 수록 점점 줄어든다. 그러면서도 누굴 놀리나 싶게 기사는 멈추지 않는다. 롯데 가을야구갈 확률 아직 0% 아님! A팀이 N연패하고 B팀이 지고 롯데가 NN연승하면 가능성있음!


가을야구 갈래말래 갈래말래 가을야구 가긴 애매하긴 해 근데 가야할 것 같긴해 가을야구 갈래말래 갈래말래 올해도 못가면 큰일날 것 같긴 해 근데 솔직히 못 갈 것 같긴 해.


그렇게 정규 시즌 144경기가 끝나는 날 롯데는 귀신같이 7위로 회귀해 있다. 혹시 내가 N번째 회귀 중이란 소설에 갇힌 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이다.


'네? 올해도 롯데 자이언츠가 7위라고요?'


영원히 7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계관에 갇힌 가운데 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년도가 두 해 있다.

바로 2019년과 2025년이다.

우선 2019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모두가 알다시피 롯데 자이언츠가 기어이 꼴찌를 했기 때문이다. 꼴데 꼴데 놀림은 많이 받았지만, 적어도 내가 입덕하고 꼴찌를 한 적은 없었는데! 롯데가 기어이 이름값을 해내고야 말았다. 이 해에는 어떤 경기를 했는지보다 그냥 다음 년도 드래프트 1픽이 누구인지만 찾아봤던 기억만 남아 있다.


그리고 작년이었던 2025년.

나는 2025년이 시작하기 전부터 롯데 성적을 예상하는 숱한 질문에 매번 정확하게 대답했다.


"4위 예상합니다. 운 좋으면 3위. 어쨌든 가을야구는 올해 무조건 갑니다."


나름 근거는 많았다. 전년도에 잘했던 윤나고황이 아직 어려서 더 잘할거라고 믿었고, 트레이드 해온 정철원에 대한 기대도 컸고...... 이제 와서 다 무슨 소용이겠냐만은 아무튼.

그리고 마치 내 예상이 맞았다는 듯이 롯데는 시즌 초중반 굳건한 3위(한 두번 2위도 찍먹하며)를 유지하며 많은 롯데 팬들을 감격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가는구나! 같은 프로그램을 하던 해설 위원, 캐스터 분들, 야구선수들까지 나를 볼 때마다 이야기했다.


"작가님 올해 드디어 가을야구 보러 가시겠네요?"


아이, 아직 모르죠 하고 대답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가을 야구표는 어떻게 구하지? 그때 시간이 되나? 오로지 그런 생각 뿐이었다. 솔직히 못 갈거라는 생각은 요만큼도 하지 않았다. 3위, 그것도 4위와 넉넉히 차이나는 경기 차였는데 못해도 4,5위는 할 줄 알았지. 그 기간이 오기 전까지는.....


나는 정말인지 12연패를 할 줄은 몰랐다. 3~4연패 때까지만 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반기 내내 잘 해왔으니까 뭐. 6연패쯤 갔을 때는 이제 슬슬 장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연패를 넘어섰을 때, 진짜 다들 정신 안 차리나 싶은 생각에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속에 울분이 터졌다. 10연패, 10연패를 하던 그 순간에 나는 잠실 야구장에 있었다. 설마 10연패를 하겠어? 하는 생각으로 직관을 갔다. 10연패는 안 하겠지, 프로 구단이면 10연패는 하지 말아야지. 그러나 설마가 사람잡았고 롯데는 프로 구단이 아니었다.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저희가 분명 역전을 하긴 했거든요? 하.......


부산은행에서는 매년 롯데자이언츠 예적금을 낸다. 이를테면 롯데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이율 몇 퍼센트, 롯데가 우승하면 이율 몇퍼센트하고 우대 이율을 적용시켜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매년 흑자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게 과연 우스개 소리일까.


그래서 올해 성적은 어떻게 될 것 같냐고요? 이제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올해 롯데 자이언츠에 한동희라는 선수가 돌아오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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