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브랜드, 파운더 브랜딩을 고민해야 할 때
파운더 브랜딩 (Founder Branding) (also known as, Founder-led Marketing)
말 그대로, 브랜드와 창업자를 '연결' 함으로서 — 창업가 스스로가 브랜드의 '엠버서더 (ambassador)'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거창하게 '전략' 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쉽게 말해서 브랜드를 만든 창업자가 가진 브랜드에 대한 신념, 미션을 중심으로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 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창업자 중심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미국으로 뷰티브랜드를 세일즈하고, 직접 웰니스뷰티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 한국과 미국의 뷰티시장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 것 중 하나였다.
* 과거 내가 했던 일에 대해 쓴 글이라, 혹시나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바라며 추가했다 :)
미국 소비자들은 특히나 브랜드의 철학이나 스토리, 미션에 관심을 가지고, 단단한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그만큼 많은 브랜드 '창업자 (Founder)' 가 브랜드의 가장 앞단에 서서, 브랜드만의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브랜드 중에서도 파운더브랜딩에 진심인 브랜드가 아주 많긴하다. 많아졌다! 그 중에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최금실대표의 '핑크원더 (Pink Wonder)' 라는 스킨케어 브랜드 이다. 2017년쯤인가, 해외세일즈를 할때, 처음으로 호호바 마스크팩을 경험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브랜드를 지켜보면, 정말이지 "최금실대표 = 핑크원더" 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디브랜드 치곤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지만, 이 브랜드라면 — 이 대표님이라면 믿고 사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있다. 이게 바로 파운더브랜딩의 힘이 아닐까? 그리고 최근 해외시장에서도 그 힘을 서서히 만들어가는 중인듯 하다.
한국의 독점적 유통채널인 '올리브영' 이 강조하는 브랜드는, 광고비를 내세우는 제품중심으로 돌아가는 '제품위주' 의 시장이기에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미국은 단단한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소비자들은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 그와 연결된 프로덕트를 소비의 우선순위로 보는 시장이다. 그렇기에 '브랜드충성도' 가 높은 편이다. 그렇기에 더욱이 세포라, 얼타, 타겟 등 미국 내 주요리테일에서도 '파운더' 가 중심이 되는 브랜드에 더 가치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에 대한 이야기 이다.
과거 '아름다움' 이라는 단어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별을 불문하고 '아름다움 (Beauty)' 은 다양한 모습이 있으니까. 미국에서 한인2세로 태어난 데이비드 (David Yi) 는 '남자다움' 에 대한 기준을 재정의 하고, '아름다움' 에 대해 모든 성별을 포괄하는 genger-inclusive 를 리드하는 브랜드인 '베리 굿 라이트 (Very Good Light)' 를 2016년에 창업했다.
런칭이후, 꾸준히 'Gender-inclusive' 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 제품기획부터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파운더이자 CEO인 데이비드 또한 '브랜드 엠버서더' 로서 자체 소셜미디어부터 미디어 PR, 커뮤니티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나 미국에서 '한국계 미국인' 으로서 '한국' 이라는 문화적 헤리티지를 가지고 — 다양한 아시아계 미국인 창업가들의 브랜드들과 협업해, 브랜드에 문화적요소를 담아 소개하기도 했다.
재밌는건 미국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국가이다보니, 각 인종별로 이를 기념하고 존중하는 의미로 매달 "heritage month" 가 있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안 (Asians)' 을 기념하는 'Asian American Heriatge Month (AAPI)' 는 매년 5월이다. 이때는 미디어에서도 아시안 파운더의 브랜드를 하이라이트한다거나, 파운더들이 협업해 함께 프로모션을 하거나, 번들상품을 기획해 판매하기도 한다.
만약 미국시장을 타겟해 Media PR을 한다면, 이런 부분도 참고하면 좋을거 같다. 이뿐만 아니라, 소셜 및 세일즈 캘린더를 참고해 미국시장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짜야한다.
그리고 2022년 7월, 베리굿라이트는 미국 내 대형 리테일체인 얼타 뷰티 (Ulta Beauty) 에 입점했다. 초기 온라인과 오프라인 700개 매장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 내 1400개가 넘는 스토어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대형리테일은 미국시장 내 단단한 소비자 커뮤니티나, 명확한 브랜드 전략이 없이는 거의 입점이 불가하다. 어떻게 입점을 한다고해도 판매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미국 리테일채널별로 적합한 세일즈 파이프라인이 잡혀있지 않다면, 초도발주로 끝이나고, 이렇게 드롭된 브랜드는 엄청난 브랜드인지도 아니고서야 재입점이 쉽지않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미국의 대형리테일은 '파운더' 를 중심으로 단단한 '커뮤니티' 가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좋아한다. 베리 굿 라이트 (Very Good Light) 의 브랜드 소셜계정 뿐만 아니라, 파운더 데이비드의 소셜계정, 그리고 얼타뷰티 계정을 연결해 — 미국 쇼핑시즌 프로모션을 포함해, 신제품 런칭 캠페인 또한 함께 기획한다. 이렇게 브랜드와 리테일은 서로 '파트너' 가 되어 윈-윈 (WIN-WIN)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간다.
최근 미국 "K뷰티- wave"의 최대 수혜자인 조선미녀, 아누아, 바이오던스, 스킨천사 등과 같은 브랜드는 좀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이미 이 브랜드들은 단단한 소비자층과 미국 내 검증된 세일즈구축하며, 코스트코와 같은 북미 대형리테일 채널에 입점되어 판매되고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으니까.
2025년에는 조선미녀 (Beauty of Joseon) 가 세포라 (Sephora US) 에 입점된다고 하니 — 사실상 K뷰티 브랜드 사상 "엄청난" 케이스를 만든건 사실인 거 같다.
그만큼 K뷰티가 이제는 단순히 '트렌드' 를 넘어 하나의 '장르' 가 되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트렌드를 넘어서 — 현지시장 내 브랜드와 경쟁하며, "새로운 시도" 를 하는 브랜드의 케이스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