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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미 Aug 23. 2023

모두 다 글쓰기 덕분이다.

첫 사이드 프로젝트의 성공, 현실을 마주할 용기를 얻다


10년 차 고인 물이지만 팀이 없기에 팀장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이는 커리어 성장에서는 마이너스였지만, 덕분에 기존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은 물론이고 신입 직원들과도 어려움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했다.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다 듣게 되니 자연스럽게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HR 쪽으로 관심을 생겼다.


연차 사용 같은 거.. 안내된 문서는 따로 없을까요? 뭐든 물어보라 하긴 하셨는데 물어보기가 어려워요..
다들 너무 바빠 보여서 제가 이런 거(사소한 거, 업무와 관련 없는 거) 물어봐도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 신입 직원들의 말


아니, 요즘 애들은 왜 묻지도 않고 나중에 딴소리할까? 바빠 보여도 일단 물어봐야지.
그러니까, 어떻게 위에서 일일이 다 알려주길 바라는 건지...

- 기존 직원들의 말


신입 직원과 기존 직원 모두 서로 불만을 가지고 있던 상황, 어느 한쪽만 노력한다고 바뀌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새로 온 사람보다는 오래 있었던 사람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며 자료를 찾아보다가 한 회사의 '회사 생활 가이드' 제작기를 보게 됐다. 보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우리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을 일일이 물어보기 전에 가이드로 만들어 둔다면 기존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신입 직원들이 서먹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노션에 정리한 회사 생활 가이드 ver.1

혼자서 하면 흐지부지 될 것 같아서 같은 팀의 H와 J에게 제안 내용을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니 흔쾌히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었다. 나는 프로젝트 리더로서 일정을 세우고 가이드 구조를 짠 뒤 H와 J가 모을 수 있는 영역의 정보를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꼼꼼하게 자료를 모아 내용을 채워주었고 일정 내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회사 생활 가이드> ver.1 제작 완료 및 배포를 알리기 위해, PPT에 기획 의도와 제작 과정을 정리하여 임직원 모두에게 메일을 보냈다. '발송'버튼을 누르고 났을 때의 떨림, 대표 님과 직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의 기쁨이 아직도 생생하다.


두 번 연속 짜릿한 성취감을 맛본 나는 커리어로 연결되는 글쓰기를 계속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다짐을 확실히 실천할 수 있는 환경으로 '한달어스'를 선택했고, 여러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2021년 8월 1일 자기발견을 시작으로 퇴사하기 전인 2022년 9월 29일까지 열정적인 글쓰기를 했다. 늦게 배운 갓생러가 날새는 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몰입한 시간들이었다. 


<1년 간의 자기 계발 성과>

한달 30일 프로그램 14회, 글 420개
한달 3일, 7일 프로그램 12회, 글 65개

독서 총 25여 권
굿즈 제작
OGQ 스티커 제작 및 판매
브런치 작가
미션 캠프 : 인터뷰 집 발간
노션 포트폴리오 제작

한달어스 서포터즈 활동 시작


12번 이상의 30일을 쌓는 동안 나에게 맞는 루틴이 생겼고,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기획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졌다. 무엇보다 변하고 싶다면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나이와 직업, 성별이 다르지만 '자기 계발'과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글을 쓰고 서로에게 응원을 하는 구조는 인간의 나약한 의지를 보완하는 방법을 알게 했다. 각 프로그램을 끌어가는 리더들은 내가 이상적으로 꿈꾸던 사람들이라 그들의 리더십으로부터 배운 점이 많았다. 끝으로 고민 없이 시작하고 실천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양질의 가이드를 보면서 비디자이너와 일을 할 때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얻게 됐다. 덕분에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나는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됐다. 


드디어 '10년의 물경력'이라 치부한 나의 커리어를 마주할 용기와 힘이 생긴 것이다. 




사진: UnsplashBrett Jor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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