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Home Sweet Home을 찾아서
오전 6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이 깼다. 망할 생체리듬은 주말에도 작동한다. 알람을 끄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깜박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깼다가 핸드폰 봤다가... 그렇게 한 시간쯤 뒹굴거리다 결국 일어났다.
주말 아침은 각자 해결해야 하는 것에 습관이 든 아이들은 알아서 먹거나 귀찮으면 굶는다. 예전엔 뭔가 챙겨줘야 한다는 의무감(?)에 주말 오전에도 밥을 하느라 바빴는데 이젠 그냥 좀 쉬기로 했다. 한 끼 정도 굶는다고 죽지 않는다. 큰일 나지 않더라.
주말에도 커피는 필수다. 평일엔 일하려고 마시고 주말엔 그냥 좋아하니까 마신다. 습관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잠을 깨려면 커피를 마셔줘야 하는 그런 느낌. 커피를 마시고 청소를 할까, 청소를 하고 커피를 마실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다. 이놈의 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도 왜 이렇게 힘들고 귀찮은 건지. 그래도 안 하면 미래의 내가 많이 힘들어지니까 오늘의 내가 조금 힘든 것을 택한다. 청소를 마치고 힘들어 거실 매트에 대자로 뻗어버렸다. 요즘 살이 쪄서 그런지 몸이 너무 무겁다.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 아이고 아이고 한다. 운동이 필요하다는 걸 머리는 알지만 몸과 마음은 모르쇠다. 이러다 진짜 병이 나야 운동을 하려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 멍하게 천장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한숨과 함께 터져 나온 말.
집에 가고 싶다..
집 거실에 누워 드는 생각이 '집에 가고 싶다'라니... 내가 지금 참 많이 힘들구나 싶다. 도망침이 필요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로부터 나를 보호할 순간이다. 주섬주섬 노트북과 노트, 필기도구를 챙긴다. 대용량 텀블러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집 앞 스타벅스로 출동한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어 신경 쓸 것이 하나도 없는 오픈된 프라이빗 공간, 나만의 홈 스위트 홈이 바로 이곳이다.
결혼 후 집은 회사와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청소, 빨래, 설거지, 요리 등등. 여기에 정신적 피곤함도 강하게 느낀다. 아이들 공부가 어려움은 없는지 학교 생활은 문제없는지 살펴야 한다. 주말이면 아이들은 각자 놀지만 그 노는 모습과 소리가 신경이 쓰인다. 밥때가 되면 밥을 찾으니 밥도 줘야 한다. 이것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고 하루가 다 가버린다. 오늘은 이게 너무 많이 불만스러웠다.
텀블러 가득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담아 마시며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다. '좋아요' 폴더의 음악을 들으며 그동안 미뤘던 기록과 정리를 시작한다. 두 달 가까이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주간기록부터 살폈다. 끄적이고 싶었던 글도 쓰고 낙서 같은 그림도 그려본다.
남편은 내게 천천히 혼자 즐기다 오라고 하고, 우리 1호는 점심 전이나 저녁 전에는 들어오라고 하고, 2호는 엄마가 카페를 가든 말든 친구랑 게임하느라 정신없고.
나는 과연 오늘 몇 시에 귀가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