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죽지 않고 돌아온 티콤짝꿍 땡글꼬마입니다. 게임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쓰는 것도 아니고 지극히 개인적인 '게임을 해 본 이야기'를 쓰는 것인데도 이상하게 글이 잘 안 써지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오지 못했습니다.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요.
저와 티콤짝꿍 알렌 님은 '미쳐따리 클럽'이란 글쓰기 모임 동기예요. 이 클럽의 단톡방에는 제가 늘 맥주 사진을 올린답니다. 저는 정말 술을 사랑하거든요. 특히 맥주를 가장 애정하고 있어요. 저는 그저 제가 마신 맥주 인증 사진을 꾸준히 올렸을 뿐인데, 평소 술을 즐기지 않던 알렌 님과 다른 동기분들이 제 덕분에 맥주를 즐기게 됐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제게 이런 별명을 지어주셨습니다. #맥주_인플루언서, #맥주나미 라고 말이죠.
'맥주 죠아' 이모티콘 by.땡글꼬마
저는 이 별명이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맥주에 대한 저의 진심을 글로 써보기로 했어요. 아주 개인적이고 지극히 취향적인 하지만 진심으로 즐기는 저의 맥주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대한민국, 라거
우리 방탄이들이 광고 모델인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맥주! 처음 광고를 보자마자 8캔을 호기롭게 사서 집으로 왔었죠. 시원하게 잘 마시고 재구매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호호-
음식점에 가면 맥주는 늘 카스 뿐이라 아쉬웠는데, 클라우드가 나오고부터 방문하는 음식점에 클라우드가 있다면 꼭! 클라우드를 마실만큼 클라우드의 부드러움과 쌉쌀한 묵직함을 좋아해요. 그런데 생 드래프트는 그에 비해 가벼워서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청량함이 느껴지고 강하지 않아서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라고 생각합니다.
경복궁, 제주 백록담, 남산
대한민국, 에일
알렌 님의 맥주 인증 사진에 보였던 맥주들이에요. 알렌 님은 에일 맥주를 좋아하신댔어요. 국내 양조장도 최근에는 많이 발전해서 맥주 맛이 정말 좋다고 추천해주셨지요. 에일 맥주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면서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한 번 도전을 해 보았습니다! 뚜둥-
먼저 제주 백록담은 캔을 따자마자 올라오는 향긋하고 달달한 냄새가 인상적이었어요. 입안으로 들어왔을 때는 시트러스 향이 확 올라오면서 '호가든'이 생각났어요. 부드럽고 거부감이 덜한 향이라 마시기 괜찮았어요. 그러나 쌉싸름한 맛을 좋아하는 제게는 큰 어필을 하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경복궁은 세 가지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맥주였어요. 연꽃 향이 나더라고요. 은은하고 부드럽게 말이에요. 제가 연꽃 향을 참 좋아해요. 실제 연꽃 향을 맡아본 적은... 없지만 ^^; 바디샵에서 판매하던 바디워시 중에 연꽃향이 나는 제품이 있었거든요. 이제 정말 내가 원하던 향을 찾았어!라고 기뻐했지만 금세 단종되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튼, IPA라고 적혀있는 경복궁은 제가 검색한 IPA(인디언 페일 에일)과는 다른 느낌이라 IPA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어요.
세 번째 남산은 세 가지 중에서 2순위의 맥주였습니다. 배경 지식을 좀 더 알고 마신다면 재밌을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껴지니까요.
이번 도전을 계기로 그동안 가졌던 저의 에일 맥주와 국내 양조장에 대한 편견을 누그러뜨릴 수 있어서 유익했어요.
덕덕구스
대한민국, 세션 IPA
이 맥주도 알렌 님의 맥주 사진에 보여서 마시게 되었습니다. IPA인데 가벼운 맛과 열대과일의 향이 느껴지는 맥주였어요. 슬러시로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일향이 나는 맥주를 선호하지 않아서 한 캔 다 마시는데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으익! 까지는 아니라서 '으음? 과 으익! 의 중간'을 아슬아슬하게 담고 있어서 끝까지 다 마실 수는 있었습니다.
파타고니아 바이세
아르헨티나, 라거
캔의 패키지가 예쁩니다. 그리고 그게 다입니다. 바이세 맥주야 미안해, 나는 너를 세 모금 마시고 버렸어...
사진에는 없지만, 이것과 함께 구입한 파타고니아 보헤미안 필스너도 저는 불호였습니다. 가벼운 맛에 비해 알코올 도수는 높아서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나 이는 모두 개인적인 취향이므로 태클은 사절이에요. 아시죠? 호호호-
파울라너
독일, 바이젠
부드럽고 걸쭉한 밀맥주입니다. 맛과 향 묵직함 모두 저를 감동시키는 애정 하는 맥주예요. 특히 풍성한 거품이 카푸치노를 연상케 하죠. 요 거품을 호로록 입안으로 끌어모으면 사르르 녹아서 팡! 하고 사라지는 것이 재밌어요. 저는 맥주를 거품맛으로 먹기도 합니다. 하하하
글을 쓰다 보니 파울라너 전용잔이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듭니다. 맥주마다 전용잔에 따라서 마시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칼스버그
덴마크, 필스너
산뜻하고 청량함이 돋보이는 맥주입니다. 칭따오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저는 가끔 집어오는데 저희 남편은 어쩐지 칭따오는 괜찮은데 칼스버그는 별로라고 하네요. 흐음~
밀러
미국, 라거
버드와이저와 함께 저의 20대 초반을 함께한 맥주라고 할 수 있죠. 세계맥주전문점이 유행하던 2000년 중반에 대학생이었던 저는 그곳에서 카스와 하이트가 아닌 다양한 맥주를 접할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저렴한 맥주가 버드와이저, 밀러, 밀러 라이트 이렇게 세 가지였습니다.
버드와이저와 밀러는 부드럽고 쓴맛이 덜한 맥주예요. 시원하게 쭈욱 들이키기 좋은 맥주라고나 할까요? 고기나 볶음 김치 같은 음식과 궁합이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맥주의 성격이 강하지 않으니까요.
하이네켄
네덜란드, 라거
제 영혼의 단짝, 소울메이트 맥주인 하이네켄입니다. 두루두루 마셔봤지만 이 맥주만큼 제게 잘 맞는 것을 찾지 못했어요. 아, '크롬바커'라고 라거와 밀맥주 모두 맛있고 논알코올 맥주마저 맛있어서 임신 중에 종종 마신 독일 맥주가 하나 더 있습니다.
쌉싸름한 목 넘김, 마시고 난 후의 묵직함 그리고 입안에 맴도는 여운까지 제가 원하는 맥주의 맛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하이네켄'입니다. 깐부치킨 먹던 날 행사 이벤트로 딸려온 미니 쏘맥잔에 따르니 마치 소맥을 만들어 둔 것 같은 색깔이네요. 히히-
에딩거
독일, 바이젠
저의 최애 바이젠 '에딩거'입니다. 파울라너와 우열을 다투는 밀맥주예요. 그러나 에딩거를 좀 더 자주 마십니다. 남편도 이를 알기에 맥주를 살 때 제 몫으로 '에딩거'와 '하이네켄'을 꼭 챙겨서 사 오죠.
탄산이 적어서 목 넘김이 부드럽고 마시고 난 후의 묵직함, 꿀꺽꿀꺽 마실 때 느껴지는 걸쭉함도 사랑스럽습니다. 안주가 있어도 좋고, 오롯이 맥주에 집중하여 마시기는 더 좋은 그런 맥주예요.
저의 맥주에 대한 진심은 그림에서도 나타납니다. 맥주를 마시고 싶어서 맥주를 마시면서도 맥주를 그리고 표현하고 있지요.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물론이고요. (저의 그림이 더 보고 싶으시다면 인스타로 놀러 오세요.)
맥주 맛을 세밀하게 감별하는 능력은 없지만 저와 같은 취향을 가진 분이라면 권하고 싶은 맥주 리스트가 있는 정도예요. 그리고 에일 맥주에 도전했던 것처럼 새로운 것을 맛보는 것도 매우 즐거워한답니다.
얼른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애정 하는 지인들과 마음 놓고 수다 떨며 맥주 한 잔 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