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토요일은 황금이다. 황금 휴일만큼은 황제가 되고 싶었다.
근처 식당에서 감자탕을 포장해 집으로 왔다.
밥을 푸고 깍두기를 꺼냈다. 맥주도 한 병 깠다.
대접에 등뼈 세 개를 골라 담았다. 그릇이 넘치도록 시래기도 퍼 올렸다.
아차차, 뼈를 담아낼 빈 그릇도 잊으면 안 되지.
국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저녁 만찬은 시작되었다.
뼈에 붙은 살코기는 젓가락이 닿자마자 후두둑- 떨어지고
푹 삭은 시래기는 면발 들이키듯 후루룩- 잘도 넘어갔다.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소매를 걷었다. 족발을 대하듯 양손으로 뼈를 잡았다.
숨은 살을 뒤져가며 야무지게도 먹었다.
메뉴는 소박했지만, 만찬을 즐긴 내 태도는 분명 황제였다.
뼈를 쥐던 손짓도 어느 황제보다 용감하고 대담했다.
토요일 저녁, 나는, 진정한 황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