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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성 Dec 15. 2016

20161215

작가들을 만났다.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들은 계속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했고, 나는 그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조금은 기억나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들을 만나는 게 나를 아프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 않는 건 더 슬플 거라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또 괜찮다고 말했지만, 괜찮지는 않았다.

하지만 변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분노한 이들의 ‘분노’는 옳다.

그리고 마땅히 사과해야 한다고 믿는다.


어제 한 시인 형과 통화했다. 그 형에게 말했다.

너무 오래 제자리를 벗어나 있던 것들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 일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지금 힘들고 아프고 화가 나도,

분히 이 시간을 다, 온전히, 지나가고 싶다고.


나에게 절필이 가혹한 형벌이 아니다.

그건 언제든 내세울 수 있는 수사다.

소리 내고 싶지도, 소리 치고 싶지도 않다.

조용히 이 시간을 묵묵히 보내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게 나로선, 없다.


원망하지 않는다. 존중한다.






#문단_내_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분들을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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