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선택한 한 달의 생활 방식
이 글은 발리에서 한 달을 살고 온 뒤,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던 질문들에서 시작됐다.
... 이쯤되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이어진다.
누군가는 막연한 궁금증으로, 누군가는 실제로 떠나볼 요량으로 질문을 건넨다. 이 글은 그 물음들에 대한 나의 경험을 정리한 기록이다.
다만 말해두고 싶은 것은, 내 이야기가 어떤 기준이나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저 다양한 선택 속에서 한 달을 살아봤을 뿐이고, 여기에 담긴 내용들 역시 그 경험에서 나온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충분한 금액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족할 수 있고, 또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이 글은 '얼마가 맞다'를 말하기보다,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를 담은 기록으로 읽어주길 바란다.
발리에서 지내는 한 달(정확하게는 27일)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우붓에서 보냈다. 어떤 날은 1박 3만 원짜리 숙소에서 지냈고, 어떤 날은 10만 원 안팎의 조금 더 편안한 곳을 택했다. 평균적으로는 1박에 7만 원 정도였고, 전체 27일 중 20일을 이 가격대에서 보냈다.
반면, 부모님과 함께한 시간 중 일부는 조금 더 비싼 숙소에 묵었다. 함께하는 시간을 보다 편안하고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기간 동안은 1박 25만 원 내외의 숙소에서 지냈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여행작가로서 일을 하며 업무 차 이틀은 협찬을 받아 머물렀다.
총 숙박비는 약 270만 원이었다. 이번이 첫 발리 여행이었던 만큼, 조금은 욕심을 부린 결과이기도 했다.
지내보니 1박 5~8만 원 사이에서도 충분히 좋은 숙소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시 발리를 찾게 된다면 1박 6만 원 정도를 기준으로 가성비 좋은 숙소를 잘 찾아, 200만 원대 안에서도 한 달을 충분히 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식비는 생각보다 유연한 항목이다. 발리의 로컬 음식점에서는 한 끼에 몇 천 원이면 충분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에서는 세 명 기준 한 끼에 약 3~5만 원 정도가 들었다. 선택에 따라 하루 식비의 폭이 꽤 크게 달라지는 구조였다.
우리는 외식과 직접 해 먹는 방식을 적절히 섞어가며 지냈다. 조리를 할 수 있는 전기 쿠커를 챙겨 라면과 햇반, 반찬 등을 준비해 가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그리고 발리의 숙소들은 조식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아침 식사는 따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많았다. 덕분에 하루 식사 횟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전체 식비도 한결 여유 있게 관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지낸 한 달 동안의 식비는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마신 커피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 약 100만 원 정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행에서 쓰는 돈은 단순히 ‘얼마를 썼다’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같은 발리에 있어도 누군가는 계속 움직이고, 누군가는 한 자리에 오래 머문다. 우리는 그 사이 어딘가를 오갔고, 그때그때 선택이 달라질 때마다 하루의 모양도 조금씩 달라졌다.
오늘 이야기한 숙박비와 식비는‘생활하기 위해 꼭 필요한 비용’에 가깝다. 어디에서 자고, 무엇을 먹을지는 선택의 폭이 있긴 해도 결국은 반드시 쓰게 되는 비용이니까.
반면 이 이후의 비용은 조금 다르다. 어디까지 이동할지, 어떤 경험을 할지, 무엇을 보고 싶은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비용이다.
다음 글에서는
교통비와 문화생활비를 포함한 비용에 대해
이어서 써보겠다.
*업데이트 : 화, 금
겨울방학 동안 발리 한 달 살기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주변 엄마들이 물었다. "발리 어땠어", "영어 캠프 괜찮았어?", "총 얼마 들었어?" 등등… 그래서 친구들의 질문에 답을 하듯, 직접 경험한 발리 한 달 살기를 하나씩 정리해본다.
발리 장기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고,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낯선 섬에서 보낸 한 달의 에세이 같은 기록으로 읽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