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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채 Jul 27. 2016

너에게 하지 못하는 말들

나 사실, 널 사랑하는데 너무 외로워

오늘은 하루종일 무언가에 홀린 듯 잠을 몇 번이나 자고 또 잤어

날 부르는 당신도 내가 부를 당신도 없는 삶은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고 찬물로 세수를 하고 또 꿈 없는 잠을 잤어

낮잠을 자다 열어둔 창문으로 타닥타닥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에 깼어 다 낱개로 떨어지는 빗방울들처럼 나도 당신 없는 세상에 홀로 떨어졌

그대로 추락한 그곳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고 먹고 싶은 것도 없었어 모든 욕구를 잃고 잠만 잤어




익숙해지면 그 익숙함이 제일 무섭겠지

나는 당신의 부재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아

당신은 이미 익숙해졌을까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걸까

빈 자리에 익숙해진 내가 당신이 없어도 꽤 살만하다고 느낄까봐 일부러 더 당신을 생각했어 이렇게라도 내 감정을 그리움과 엮어야 우리 좀더 오래 사랑하지 않을까 싶었어



사실 먹고 싶은게 생겼어

청포도 샐러드였는지 청포도 파스타였는지

당신과의 첫 데이트 첫 식사, 긴장해서 그런지 많이 못 먹었거든 맛있었는데 말야



하루종일 흐린 세상 덕분에 오늘은 달이 보이지 않아

어쩌면 다행일지도 몰라

머리 위로 뜬 달빛이 너무 강하면 난 잠을 못 자

잠을 못 자는 만큼 생각도 많아지고 그리움도 많아지니까

그것 나름대로 고역이거든




그리워도 그리움을 쏟아낼 곳 없다는 건,

참 외로운 일이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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