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

다녀오겠습니다

by 한희정

살다 보니 이런 날이 다 온다.

내가 아들 군대를 보내다니.

물론, 이미 제대한 아들을 둔 친구가 있기도 하지만 나에게도 이런 날이 왔다.


입대를 하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을 치열하게 보냈다.

지금 그 이야기를 다 풀 수는 없지만 언젠가 하나씩 풀어볼 심산이다.

그리고 내일 드디어 입대한다.


입소는 아빠랑 가기로 했고, 퇴소는 내가 가기로 했다.

이혼한 부모를 둔 자식이라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자식 문제니 함께 의논해도 좋으련만…. 전남편은 그게 어려운가 보다.

그 덕에 아이들이 중간에서 고생이긴 하지만

그것조차 10년의 세월 속에 익숙해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


워낙 파워 J 성향이라 며칠 전에 이미 가방을 챙겨두었고,

낮에 아들은 머리를 밀고 왔고,

나는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 본 언니의 조언을 듣고

감기약이랑 파스를 구입하고 선크림을 추가로 더 샀다.


아이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처음 가면 초반에 감기에 잘 걸리는 거처럼

훈련소에 들어가면 처음에 감기에 잘 걸린다고 챙겨주라고 했다.


입소할 때 따라간 또 다른 언니는 별생각 없다가

장병들 들어오라고 하니 초등학교 입학할 때

긴장하던 어린아이의 얼굴이 되더라는 말이 생각난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요즘은 일과가 끝나면 전화기를 쓸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기는 하나,

그래도 미지의 세계이기에 두려움이 밀려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 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는 미래를 생각하느니 내가 느낄 수 있는 지금에 집중해 보는 수밖에.


내일 서울역에서 7시 50분 기차를 타고 간다.

달걀 몇 개 삶고, 집 근처 새벽 4시부터 김밥 포장을 파는 곳에서 김밥 두 줄을 사서 사이다와 보내려 한다.

분명 아들에게 필요한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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